인간수업

Extracurricul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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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정보

학교 안에서는 모범생, 학교 밖에서는 영리한 범죄자. 그의 비밀스러운 이중생활은 완벽했다. 같은 반 친구가 그의 위험한 사업에 관심을 갖기 전까지는.

예고편


감독/출연

김진민
김진민
감독
김동희
김동희
오지수
정다빈
정다빈
서민희
박주현
박주현
배규리
최민수
최민수
왕철
박혁권
박혁권
진우
김여진
김여진
해경
남윤수
남윤수
기태

리뷰

93.83%의 좋아요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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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인간수업>, 정상을 요구한 사회가 낳은 비정상

1. 뛰어난 성적과 바른 품행을 갖춘 듯 보이는 '지수(김동희)'. 그러나 학교 밖에서 그는 조건 만남을 알선하는 영리한 범죄자다. 어느 날, 담임 선생님(박혁권)의 권유로 지수는 우연히 자신이 남몰래 좋아하던 '규리(박주현)'와 함께 동아리 활동을 시작한다. 그렇게 조금씩 규리를 알아가던 지수는 뜻하지 않게 자신이 범행에 사용하던 핸드폰을 규리에게 넘겨주면서 결정적인 위기를 맞이한다. 그러나 그의 예상과 달리 규리는 오히려 지수의 사업을 확장시키자고 제안하고, 둘은 앞날을 예상할 수 없는 무모한 동행을 시작한다.

십 대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학원물 혹은 하이틴 장르는 넓게 사랑받는 장르들 중 하나다. 이 장르는 영화와 드라마 속 이야기를 현실과 비교 및 대조하는 재미가 있고, 과거의 추억과 감상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다만 국내에서는 학원물이 보통 로맨스 장르와 결합되고, 그 결과 사랑 외에 십 대들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구체적으로 다루지 못한다는 한계에 처해 있다. 하지만 그렇기에 넷플릭스가 새로 공개한 오리지널 시리즈인 <인간수업>은 더욱 흥미로운 작품이다. 십 대들이 겪는 딜레마와 그 원인을 직설적으로 드러내면서 학원물 혹은 하이틴 장르의 일반적인 한계를 탈피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2. <인간수업>의 주된 서사는 조건만남 알선 사업을 함께하는 지수와 규리, 두 주인공의 이야기다. 사실 이 둘은 굉장히 어색한 조합이다. 마땅한 친구도 없이 조용히 학교를 다니며 부모님과 이별한 채 혼자 살아가는 지수와 친구들도 많고 활달한 성격에 연예기획사 CEO 부모를 둔 규리는 처해 있는 조건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서로에게 감정적으로 끌릴 뿐만 아니라 진심으로 서로를 위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그 이유는 두 캐릭터가 공유하는 한 가지 공통점에 있다. 지수와 규리는 청소년들에게 요구되는 '정상적인' 삶이 얼마나 허망한 요구인지를 상징하는 캐릭터들이다.

학교 안에서, 또 기록 상으로 지수와 규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여겨지는 고등학생의 전형이다. 지수는 전과목 1등급이라는 훌륭한 성적과 만점에 가까운 상점을 받고 단 한 건의 사고도 치지 않은 학생이고, 규리는 자타공인 인싸에 선생님과의 관계도 좋고 성적도 동아리 활동도 완벽한 학생이다. 그러나 이처럼 가장 정상적인 듯 보이는 둘은 학교에서 벗어나는 순간 가장 비정상으로 여겨지는 청소년의 모습을 드러낸다. 지수는 누구나 부러워할 성적을 가지고 있지만 삶의 방향성과 주체성이 부재한 상태로 그저 남들 같은 평범한 삶을 갈구하는 수동적 인물이다. 규리의 경우, 그녀는 부모님의 과도한 기대와 압박에 시달린 나머지 그들을 증오하고 그 상황에서 수단 불문하고 필사적으로 벗어나려는 비뚤어진 가치관을 지니고 있다.

지수와 규리가 처한 상황은 비록 그 강도가 다를 수는 있어도, 현재 한국을 살아가는 많은 청소년들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그들은 모두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진학한 후 취직해서 살아가는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기를 기대받는다. 하지만 이른바 정상적인 요구의 내용은 결코 정상이 아니다. 다른 사람보다 성적이 좋고, 생활기록부 내용도 풍성하고, 글도 잘 쓰고, 운동도 잘하면서 자신의 진로도 명확히 설정하고 남의 기준에 흔들리지 않는 자립감도 갖추어야 하는 불가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 조건들을 갖춘 듯 보이던 지수와 규리마저도 사회가 원하는 혹은 그들이 원하는 삶을 누리지 못한다는 전개는 결국 현재 사회가 청소년들에게 불가능한 것을 요구한다고 이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애당초 틀린 답만 있는 보기를 손에 쥐여준 셈이다.

3. 각자의 이유로 고통스러워하는 지수와 규리는 범죄로 손을 맞잡는다. 그들에게 범죄는 선악의 여부를 떠나서 이미 삶을 지탱해주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지수에게 범죄는 생활비부터 학원비까지 만들어주는,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범행이 드러날 위기에 처할 때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소망이 무너진 것에 크게 좌절한다. 한편 규리에게 범죄는 부모님의 강요가 낳은 증오로 인한 결과물이다. 그녀는 자발적으로 판을 키우고 지수를 부추기면서 자신이 흥미를 느끼고 원하는 인생을 선택한다. 이렇듯 드라마는 모범생과 우등생이 곧 추악한 범죄자와 동일 인물이라는 모순을 극적으로 드러낸다. 결국 모든 청소년에게 일괄적이고 정상적인 삶을 살기를 바라는 사회의 기대와 요구가 도리어 그들을 파괴하는 상황을 비판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드라마가 청소년 성매매 및 포주와 같은 자극적인 범죄를 소재로 활용한 것에 대한 불편한 시각 혹은 비판은 일견 타당하나 크게 유의미하지 않다. 오히려 드라마가 이토록 자극적인 소재를 사용한 것은 두 인물의 동기, 자신들에게 주어진 삶에서 벗어나려는 열망을 강렬하게 드러내기 위함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또한 드라마는 주인공들의 범죄가 악하다는 점과 그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음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지수는 자신의 범행이 들킬 경우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엄청난 두려움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지수보다 냉정하고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규리도 마찬가지다. 규리는 자신들의 행동이 발각될 꼬투리로 이어지는지를 철저히 따져보는 경우가 많다. 이는 바꿔 말해 자신들이 하는 일의 법적으로 윤리적으로 어떻게 문제가 되는지를 명확히 인지한다는 의미다.

한편 드라마는 청소년들을 범죄라는 극단적 상황에 몰아넣은 책임이 사회적 제도와 그 시스템을 만든 어른들에게 있다는 점도 명확히 지적한다. 지수와 규리, 그리고 조건만남을 나가던 '민희(정다빈)'에 이르기까지 그들을 실질적으로 도와주고 보살펴주는, 그리고 그들이 신뢰하는 어른은 단 한 명, '이 실장(최민수)'뿐이다. 노숙자로 살아가던 그는 지수가 (비록 잘못된 방법이지만)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위험에 처한 규리를 구해주며, 민희의 상태를 누구보다 빨리 알아차리고 그녀가 조건만남을 그만둬야 한다고 강하고 꾸준히 설득한다. 반대로 선생님과 경찰 등 제도권의 인물들은 열심히 노력했던 것과 별개로 주인공들을 전혀 도와주지 못한다. 그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그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도 파악하지 못한 채 그저 학생들이 맞이한 비극을 뒤늦게 바라볼 뿐이다. 이처럼 교사와 경찰이라는, 제도적으로 가장 최선을 다해 학생들을 보호해야 하는 존재들의 실패는 곧 이 사회의 실패를 의미한다.

4. <인간수업>의 파격적인 소재, 어둡고 섬뜩한 스토리와 메시지는 독특한 연출을 만나 더욱 강렬하고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대표적인 것이 등장인물들의 속마음과 욕망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장면들이다. 부모님과 식사를 하다가 마치 총에 맞듯 부모님의 머리가 꿰뚫리기를 바라는 규리의 모습은 부모님이 듣기에 좋은 말을 하면서 자해하는 장면과 이어지며 그녀가 얼마나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해 준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지수의 환상 혹은 꿈들도 그가 얼마나 절박하고 막다른 골목에 몰린 상황인지를 있는 그대로 제시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소라게를 활용하는 메타포 역시 인물들의 내면을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지수와 규리는 소라게를 자기 자신과 동일시한다. 다만 그 소라게가 그들에게 의미하는 바는 다르다. 지수에게 소라게는 그가 지향하는 목적이다. 소라게는 단단한 껍질을 가지고 있고, 그 껍질은 위기로부터 소라게를 보호한다. 지수는 자신의 사업, 그로 번 돈, 그 돈을 바탕으로 성취할 평범한 일상이 자신을 보호해주기를 바란다. 그렇기에 지수가 그동안 모은 돈을 잃을 때 소라게의 껍질은 깨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이는 소라게를 새로 사준 규리에게 지수가 마지막까지 기대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규리에게 소라게는 현재 자신의 보습이다. 현재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는 규리의 눈에 소라게는 껍질에 가로막혀 있을 뿐이다. 그래서 그녀는 그녀의 소라게 껍질인 부모님의 억압으로부터 어떤 방식으로든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친다.

5. 이미 몇 년 전부터 청소년 범죄의 잔혹성, 그 구조적 원인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었다. 하지만 국내 영화 혹은 드라마가 그 현실을 정면으로 다룬 경우는 많지 않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비록 구체적인 상황이 다를지라도 기저에 깔린 문제의식에 전반적으로 공감할 수 있었던 <루머의 루머의 루머>와 같은 드라마들에 빠져들었다. 이 맥락에서 <인간수업>는 넷플릭스가 각광받는 이유와 가능성을 또 한 번 증명한 오리지널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 범죄라는 기피되는 소재, 사회비판적인 스토리와 메시지, 그리고 그것들을 한 데 묶어주는 독특한 연출과 메타포의 조화가 어둡고 강렬하게, 또한 가슴 깊이 각인되는 작품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비주류에 도전할 줄 아는 넷플릭스의 순기능. 그 대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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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보이지 않는 끈을 보는 불편함

세상은 불공평하다. 부모를 잘 만나면 좀 더 안정적으로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좀 더 어려운 환경과 상황 속에서 더 움직이고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하더라도 성공을 한다는 보장은 없다. 아니 평범한 삶을 향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모두들 공평한 기회가 주어진다고는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공평하지 않다. 그 현실은 학교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학교는 공평하게 모두가 함께, 한 교실에 모여 똑같은 교육을 받는 공간이지만 모두가 다 같은 상황은 아니다. 개인 가정사에 따라, 사람들 간의 관계에 따라 보이지 않는 끈이 그들의 머리 깊은 곳에 박혀 끌고 다닌다.



보는 내내 불편한 드라마 <인간수업>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 을 보며 내내 불편했던 건 그 보이지 않는 끈이 계속 보였기 때문이다. 주인공 지수(김동희)는 학교 내 성적도 좋고, 조용한 성격으로 큰 문제아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부모의 이혼 이후 거의 혼자 방치되다시피 한다. 그마나 종종 만나는 아버지는 주식으로 돈을 날리고 지방 공사장 일자리를 전전한다. 그는 지수의 학업이나 생활을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살기에도 버거워 보인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내색은 안 하지만 지수가 가진 삶의 목표는 고등학교 졸업과 대학교 진학, 그리고 취업이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생활비가 필요하고 학비가 필요하다. 그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이 드러나지 않는 형태의 온라인 포주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게 된다. 지수가 가진 그 끈은 양심도 누를 만큼 강력하다. 그저 평범하기 위해 그가 택한 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다른 사람의 몸을 팔아 돈을 버는 일이다. 그 자신의 삶은 지킬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삶을 파괴해야 하는 돈벌이 수단이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지수에게는 측은한 감정과 분노를 함께 느낀다.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래도 당장 졸업까지 필요한 생활비와 등록금을 마련하려면 부모의 도움이 전혀 없는 고등학생 지수가 쓸 수 있는 것은 극단적인 방법밖에는 없었을 것 같다는 이해가 동시에 따라온다.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극이 전개되면서 그가 가진 순수한 면을 같이 보게 되는데, 이런 모습은 그가 규리(박주현)와 만나는 초기에 도드라진다. 그가 좋아하던 규리와 둘이 카페에서 만나는 장면은 여느 짝사랑에 빠진 청소년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드라마 내내 관객은 지수에 대한 분노를 느끼면서도 한쪽으로는 측은함을 조금 더 느끼는 것일지 모르겠다. 물론 그 측은함은 그의 잘못을 용서하는 것과는 다르다. 당연히 지수는 그가 저지른 범죄에 대한 처벌을 받아야만 한다. 그는 자신의 삶을 위해 다른 사람의 삶을 망가뜨리는 일을 지속적이고 계획적으로 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가정사에 대한 고려 없이 해당 범죄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높은 형량이 필요할 것이다.






사회의 안전망에서 이미 벗어나 있는 지수와 규리


어쩌면 그가 감옥에서 범죄자 타이틀을 가지게 된다면 더 이상 평범한 삶을 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 속 비치는 사회의 안전망은 이미 구멍이 나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또 다른 부적응자인 규리의 끈을 살펴봐도 알 수 있다. 규리는 지수와는 정반대의 위치에 있다. 꽤 여유가 있는 부모님의 지원을 받지만 정신적인 안정감을 얻지는 못한다. 규리의 부모는 그들 자신이 생각하는 딸 규리의 정해진 삶의 목표를 위해 딸을 압박한다. 그 압박의 끈에 조종당하는 규리는 학교 내 다른 사람에게 그 끈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학교 내에서는 밝고 씩씩한 인사이더로서 친구들을 리드해 나간다. 규리는 지수와는 전혀 다른 끈을 가졌지만, 그 역시 지수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삶에 대한 운영권이 없다. 그래서 규리 또한 안전망을 빠져나가는 길을 택한다. 이 두 주인공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회 안전망의 구멍 속으로 갇힌 다른 아이들의 삶을 조정하는 것뿐이다. 아니 그들이 느끼기에는 그 방법뿐이었다.



지수는 완전히 버려진 환경에 의해서, 규리는 완전히 통제된 환경에 의해서 자신의 삶을 조정당한다. 그들은 그저 한 발 나아가기 위해 사실 그들 자신은 그들의 삶에서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해 택한 방법이겠지만 그것은 점점 그들이 예측하지 못한 구렁텅이로 그들을 몰고 간다. 드라마 초반 지수가 비대면으로 포주 역할을 하는 것은 매우 안전하고 스마트해 보인다. 그리고 규리는 학교 생활에서 모든 것에 완벽하고 스마트해 보인다. 하지만 그들에게 약간의 압박과 예측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을 때, 그들은 자신이 하던 일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다. 사회의 안전망 내에서 행동하기를 거부한 그들은 극한의 위기가 닥쳤을 때,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다. 그저 서로 도와주기를 바라는 방법밖에는 없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또 다른 10대인 민희(정다빈) 역시 사회 안전망에서 벗어나 있다. 수동적으로 원조교제를 하며 돈을 벌어 남자 친구 기태(남윤수)와의 데이트 비용이나 선물비용을 충당한다. 자신이 하는 일이 나쁘다는 것을 알고 하고 싶어 하지 않지만 남자 친구를 기쁘게 하기 위해 결국 다시 그 일을 찾는다. 그는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피해자다. 포주들에게 돈을 벌어다 주는 물건이며, 마지막까지 포주에게 협박을 받고 크게 다친다. 여러 번 사회 안전망 안에 들어갈 기회가 있었지만 말하지 못한다. 민희의 끈은 포주에게 연결되어 있다. 즉, 지수와 규리가 조정하는 그 끈은 민희를 파국으로 치닫게 만든다. 민희 역시 그 끈에 대해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다.






민희의 남자 친구 기태는 전형적인 학창 시절 양아치다. 폭력적이고 줄담배를 피고, 약한 친구들을 괴롭혀 셔틀로 괴롭히지만 민희가 몸을 팔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저 포주에게 화를 내 쫒아갈 정도로 직설적이고 단순한 인물이다. 기태도 사회 안전망을 벗어나 있지만 그가 그것에서 벗어나 있다는 건, 학교 선생님들도, 경찰들도 알고 있다. 그가 하는 폭력적인 행위와 일탈들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안전망의 감시 아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가장 폭력적인 인물이지만 다른 등장인물인 지수, 규리, 민희에 비해서는 덜 위험해 보인다.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역부족인 어른들의 노력


드라마 <인간수업> 속 어른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학교 선생님(박혁권), 경찰관(김여진), 부모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아이들의 속마음을 알아내려고 노력하지만 그들의 방식은 하나같이 아이들을 지켜주기엔 역부족이다. 특히나 선생님과 경찰관은 모두 좋은 마음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아이들을 보호하려 하지만 마지막까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 등장인물 중 한 사람의 어른은 조금 다르다. 왕철 <최민수>는 지수와 연락하며 원조 교제하는 아이들을 지켜주며 대가를 받는다. 그리고 그는 무심하게 민희나 지수, 규리가 위험에 빠졌을 때 과감히 자신의 몸을 던진다. 그렇게 자신의 몸을 완전히 던진 어른은 너무 힘을 쓴 나머지 사라져 버린다. 어쩌면 이것이 지금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지도 모르겠다. 많은 어른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 아이들과 교류해 나가지만 그들이 몇몇 아이들의 일탈과 악행을 다 막을 수는 없다.



이 드라마를 보고 나면 십 대들이 다수 가담해있는 N번방 사건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된다. 그들은 드라마 속 지수와 마찬가지로 매우 평범한 인물들이다. 그들은 모바일과 인터넷이라는 유용한 도구를 이용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다른 친구나 어른들을 조종해 그들의 삶을 망가뜨렸다. 그들에게도 드라마 속 인물들과 같은 보이지 않는 끈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들의 행동을 정당화시켜주지는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이 한 행동의 대가를 분명히 받아야 한다. <인간수업> 속 지수와 규리도 분명히 그들이 한 행위에 대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 그들이 가진 배경이나 삶이 악행의 핑계가 될 수는 없다. 그렇게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그런 지능적인 성범죄들이 조금씩 사라져 갈 것이다.






<인간수업>은 다소 극단적으로 보이지만, 지금 청소년들이 벌일 수 있는 범죄의 최대치를 보여준다. 지수와 규리가 하는 온라인 성범죄는 N번방의 사례처럼 실제로 실행할 수도 있는 일이 되었다. 그들의 악행에 대한 처벌은 강하게 하면서, 그런 아이들의 악행을 막을 수 있는 방안 또한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그런 청소년들이 가진 끈이 무엇이고 그들이 한 발 나아가는데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드라마를 보는 내내 생각하게 만든다. 첫 화를 보기 시작하면 마지막 화까지 보기까지 시간이 길게 걸리지 않는다. 그만큼 몰입감이 상당하고 주인공들의 연기도 아주 좋다. 무엇보다 현실과 오버랩되면서 내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결국 드라마를 다 보고 나면 그 청소년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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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음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 이정도 드라마 뽑아냈다는 거에 만족합니다.
이 드라마로 박주현 배우님의 인기가 올라갔다고 하는데 드라마를 보고 나니깐 왜 그런지 알 것 같네요.
완전히 만족할 만한 결말은 아니긴하지만..
그 후의 이야기를 쓰기에는 한국의 현재 정서가 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팬으로서 에필로그로 그 후의 이야기가 조금 나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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