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천천히 안녕

The Long Good-Bye

94.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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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정보

아버지의 70번째 생일날, 두 딸 ‘마리’와 ‘후미’를 불러 모은 어머니는 아버지가 치매에 걸렸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한다.

“많은 것들이 점점 멀어져…”

‘후미’네 가족은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와 헤어짐을 준비하며 자신의 아픔과 서로의 상처를 조금씩 보듬어가기 시작하는데…

예고편


감독/출연

나카노 료타
나카노 료타
감독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후미
다케우치 유코
다케우치 유코
마리
마츠바라 치에코
마츠바라 치에코
어머니
야마자키 츠토무
야마자키 츠토무
아버지
키타무라 유키야
키타무라 유키야
나카무라 토모야
나카무라 토모야

리뷰

94.12%의 좋아요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6% 94%
4
알츠하이머를 다룬 따뜻한 시선의 영화

치매(痴呆)란 한자로 어리석고 미련하다는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이자 조금씩 기억을 잃고, 천천히 멀어진다는 데서 유래해 Long Goodbye라고 부른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치매라는 자극적인 표현보다 인지증(認知症)이란 용어를 쓴다.

그러나 우리나라 치매환자들은 대부분 요양원으로 보내진다. 그동안 치매는 가족 간의 불화와 비극의 단골 소재이기도 하다. 치매 환자를 돌보기란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힘에 부치는 일이다. 그래서 누구도 치매 앞에서 이렇다 저렇다 할 말을 꺼낼 수 없다.

<조금씩, 천천히 안녕>은 우리나라보다 10년은 앞선 일본의 노령화와 치매 문제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영화다. 가족이란 테두리 안에서 부부, 자매, 부모 등 달라지는 모습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감독 나카노 료타는 전작 <행복 목욕탕>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애잔함과 다양한 가족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그 장기를 이번 영화에서도 여지없이 발휘하고 있다. 포스트 고레에다 히로카즈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치매를 겪는 아버지와 이를 돌보는 가족들을 다룬다. 천천히 작별 인사할 수 있는 기회이자 가족 간의 새로운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을 2년의 간격을 두어 7년간 담담하게 담아냈다. 가족들이 아버지의 상태를 처음 알게 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천천히 진행되는 단계별 증상과 일상의 에피소드를 그려낸다. 신파 없이 담백한 태도와 일본을 관통했던 2011년 동일본 대지진도 빼놓지 않고 다룬다.

70세 아버지의 생일날 오랜만에 마리와 후미가 본가에 들렀다. 결혼해 미국에 살고 있는 큰딸 마리(다케우치 유코)와 요리사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작은딸 후미(아오이 유우)는 어딘가 달라진 아버지의 행동을 통해 위기가 왔음을 짐작한다. 마리는 연구원인 남편을 따라 미국에 갔기 때문에, 후미는 요리사의 꿈을 키우기 위해 독립한 상태에서 아버지를 돌보는 건 오로지 엄마의 몫이었다.

엄마는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라 괜찮은 줄 알았지만 몸은 금방 표시를 냈다.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던 엄마가 망막박리 증세로 수술을 받자 어쩔 수 없이 병세가 심해진 아버지를 후미 혼자 돌보며 몰랐던 사실을 알아간다.

후미는 멀리 있는 언니 대신 가족 대소사를 살뜰히 챙겨왔다. 이렇다 할 성과는 아직 없지만 꿈을 버리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일본의 젊은 세대를 상징한다. 큰딸 마리는 후미에게 부모님을 부탁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타향살이의 외로움도 버거운데 점점 더 말이 통하지 않는 남편과 아들 다카시까지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도 일언반구 없이 묵묵히 남편을 챙기는 엄마는 전통적인 일본의 여성 세대를 상징한다. 영화는 신구세대의 자연스러운 조화를 통해 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따스한 시선으로 따라가는 느릿한 일상

치매는 자신이 병에 걸렸다는 것도 모르는 병이다. 아버지는 선생님이었다. 학교라는 작은 집단에서 큰 사회로 아이들 내보낸 교육자의 자부심을 가진 분이셨다. 그런 아버지가 서서히 단어를 잃어 갔다. 그런 아버지의 속내는 읽고 있는 책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고독한 지식인의 내면을 다룬 나쓰메 소세키의《마음》에서 아인슈타인의《상대성 이론》을 뒤집어 읽는 행동은 어쩐지 길을 잃어버린 듯 애잔하게 다가온다.

자신만의 시간에 갇힌 아버지는 과연 어디로 돌아가고 싶었던 걸까. 자꾸만 어딘가를 향해 돌아가야만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아버지. 35년간 살던 집을 놔두고 어디로 돌아간단 말인가. 가족들은 이해할 수 없어 고군분투한다.

아버지는 비가 올 것 같은 그날 우산 세 개를 가지고 마중 나간 날을 잊지 않으셨다. 마치 연어가 회유하는 것처럼 그때 그날로 돌아가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까맣게 잊는 순간까지도 가족만은 결코 잊어버리고 싶지 않아 했다.

영화는 치매라는 소재지만 전혀 무겁게 다루고 있지 않다. 치매를 다룬 이전 작품들과는 결이 다르다.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오히려 웃을 수 있던 시간이 많았던 아이러니를 다뤘다. 기억은 천천히 멀어져 갔지만 가족은 그 순간 더욱 가까워졌다. 아버지와 함께 했던 소소한 일상은 책갈피가 된 단풍잎처럼 오래도록 가족의 추억이 되어준다. 비록 아버지는 떠나고 없지만 오래도록 그때를 곱씹으며 웃을 수 있을 것이다.

느리고 더딘 치매 노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우리가 몰랐던 치매의 긍정성을 보여준다. 치매 노인을 희화화하지 않고 존엄성을 지킨 한 개인으로 바라본다. 또한 핵가족과 1인 가족으로 희미해진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힘든 시기에 더욱 돈독해지는 연결과 유대의 힘은 언제 어디서나 빛을 발한다.

한편, 영화는 나오키 수상 작가 나카지마 교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실제 인지증을 앓던 아버지를 곁에서 돌보며 느꼈던 세밀하고 현실적인 장면들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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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너무 조금씩... 너무 천천히...

일본 특유의 담백하고 느린 호흡. 가정적이고 친절한 사람들...

어찌 보면 판타지 같다고 할 이 영화의 주인공은 치매에 걸린 아버지이자 그를 돌보는 가족들이다.

그런데 치매 관련 영화하면 늘상 떠올리는 질질 짜게 만드는 신파에 후회와 사과, 그리고 화합에 이르는 그런 뻔한 전개는 아니었다.

판타지스럽다고 한 이유는 이 가정이 지나치게 평화스러워 보였다는 거다.

좋은 부분들만 보여준 건가 싶기도 하고 어떻게 짜증 한번 안내자 싶기도 한 모습들은 평화롭긴 한데 비현실적이란 생각이 들게도 만든다. 너무 자극적인 모습들에 익숙해져서 그런 걸지도 ㅋㅋㅋㅋㅋㅋ



아오이 유우와 다케우치 유코 두 배우의 연기와 호흡이 참 좋았다.

각자의 삶과 가정의 문제들을 함께 보여주면서도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힘들어할 어머니를 잘 보살피는 모습이 참 잘 자란 딸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ㅋㅋㅋㅋㅋ



다만 영화가 너무 길다ㅠㅠ

에피소드 두세 개 정도 뺐어도 괜찮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느리고 긴 이야기들이 많다ㅠㅠ

그래서 좋은 느낌의 영화임에도 자꾸 몸을 뒤척이게 만드는...ㅠㅠ

차라리 원작인 책으로 읽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일본 영화 특유의 감성이나 주연 배우의 팬이라면 도전해볼 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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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긴 이별, A Long Good bye!

당신이 우리를 잊어도 함께여서 행복한 시간!

긴 이별, A Long Good bye!

5월, 봄의 끝자락에 가장 따뜻하고 조금은 특별한 작별 인사를 나눈 가족 영화를 만나고 왔다.

천천히 멀어질수록 조금씩 가까워지는 가족의 이별 이야기!

아버지의 70번째 생일날,

어머니는 두 딸 ‘마리’와 ‘후미’를 불러서 충격적인 아버지의 치매 소식을 전하는데...

“많은 것들이 점점 멀어져…”

가족은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와의 이별을 준비한다.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가며 치유의 시간을 경험해나가면서.

나카노 료타의 전작 <행복 목욕탕>을 좋게 보았기에 기대하고 있었던 이번 작품 <조금씩, 천천히 안녕>에서는 우리 모두에게 특별한 작별 인사를 전한다.

“조금씩, 천천히 안녕”이라고...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와 7년이란 시간 동안 긴 이별을 준비하는 이 작품에 대해 감독은 말한다.

"기억은 잃어도 마음은 살아 있다"라고.

가족이라는 주제 아래 남겨진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리고 싶었다는 나카노 료타 감독은 전작 <행복 목욕탕>이 그랬듯, 이 작품도 요란하지 않다.

오히려 고요하다. 그 고요 속으로 관객 모두 스며들도록 말이다.

마리와 후미, 두 딸은 어머니의 부름에 어떤 토도 달지 않고 집으로 달려온다.

그 모습에서 끈끈했을 가족애와 부모에게 받은 따뜻한 사랑이 내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부부가 어린 시절 두 자매에게 어떤 양육환경을 제공했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마리의 아들의 대사가 뭉클하다.

"할아버지가 살아 있는 한, 계속 살아 계셨으면 좋겠어요."

삶이란 무엇인가? 생명이란 무엇인가? 자신이 살아온 삶을 반추하게 했던 대사다.

나이 들어 심각한 병이 들었을 때, 손자녀가 그렇게 말해 준다면 그 삶은 분명 빛나는 삶이었을 것이다.

헛되지 않은 삶이란 무엇인가?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도 그저 생명이 끊어지지 않고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고 힘이 되는 존재!

그런 존재로 남을 수 있다면 그 삶은 결코 헛된 삶이 아니리라.

"요즘은... 많은 것들이 멀어져..."라고 하는 부모에게

"아버지와 어머니처럼 되고 싶었는데..."라고 답할 수 있다면 그 삶은 빛나는 삶이리라.

<행복 목욕탕>도 죽음에 대해 성찰할 수 있었던 영화였는데...

이번 영화 역시 주제는 '죽음'이다. 아니 '삶'이다. 삶과 죽음은 언제나 함께 간다.

믿고 보는 배우, 아오이 유우의 섬세한 연기톤이 돋보였던 영화였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다케우치 유코, 캘리포니아에 살면서도 영어가 결코 늘지 않았던 그녀가 남편에게 감사의 뜻을 어눌한 영어로 전했던 장면이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이 영화를 다시 한번 관람한다면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이란 작품이 담고 있는 의미를 좀 더 깊이 이해할 수있을까?
각자의 마음(내면)을 전하는 영화를 감상했으니 이제 나쓰메 소세키의 이 책부터 읽어봐야겠다.

아주 오래전, <바그다드 카페>라는 영화에서 여성 타투사가

<베니스에서의 죽음>이란 책을 읽기에, 영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듯싶어 찾아서 읽었고

매우 중요한 연관성을 찾아낸 후, <베니스에서의 죽음>이란 영화까지 찾아서 흥미롭게 관람했던 기억이 있다.

인문학이 좋은 이유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 연관성을 찾다 보면 의외의 것을 발견하게 되고, 그 발견 속에서 결국 오래도록 모르고 있었던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내가 있음을 알게 된다는 것!!

결국 인문학은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그렇게 찾은 자신을 사랑하게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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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금씩, 천천히 안녕'은 아버지가 치매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 가족이 기억을 매일 조금씩 잃어가는 아버지와 작별을 고하는 영화다. 아마 불치병 중 가장 잔인한 병은 알츠하이머일 것이다. 치매를 대처하고 받아들이는 모습들에 대한 영화는 다양하지만, 이 영화는 일본 영화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일상적인 가족주의 이야기로 치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아무르'나 '스틸 앨리스'처럼 치매의 비극성을 극단적으로 표현하는 영화도 있는 반면, '로망'처럼 치매라는 비극성을 극복하고자 하는 끈끈한 사랑에 대한 영화도 있다. 이 영화 같은 경우는 후자에 속한다. 치매로 인해 매일 사고를 치고 괴팍해지는 듯한 아버지를 옆에서 끝까지 돌보려는 어머니, 그런 아버지를 보며 투정 한 번 안 부리고 필요할 때마다 곁에 있어주려고 노력하는 두 딸의 이야기는 어찌보면 너무 이상적이고 구김 없는 가족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는 치매로 인해 점점 아이가 돼가는 아버지를 돌보며 오히려 점점 성숙해져가는 두 딸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미래와 진로, 그리고 가정을 어떻게 꾸려나아가야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두 딸은 아버지와 함께 있고, 그의 머리 속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기억을 조금씩 붙잡아둔다. 그리고 그 추억과 인생 속에서 자신들의 인생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성장담이 이 영화의 진정한 주제가 아닌가 싶다. 다만, 너무 큰 굴곡 없이 유유히 흘러가는 영화다 보니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이 너무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

일본 영화들을 보며 실망할 때도 많지만, 연기에 대해서는 언제나 믿고 보게 되는 것 같다. 이 영화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오이 유우, 타케우치 유코, 마츠바라 치에코는 모두 각자의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짐과 걱정, 그리고 이를 대처하는 각자 나름대로의 성격과 특성을 굉장히 잘 표현하는 동시에 진짜 평생을 같이 지내온 가족 같은 호흡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 영화의 진정한 스타는 야마자키 츠토무다. 치매 연기에 필요한 육체적인 컨트롤 뿐만 아니라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듯한 표정 와중에 사소한 움직임들과 눈빛에서 인물들과 관객들이 모두 보고 느낄 수 있는 감정 연기를 하는 야마자키 츠토무는 지금까지 올해 본 연기들 중 가장 인상적이고 완벽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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