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군

KIM-GUN

97.44%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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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정보

1980년 5월, 광주 도심 곳곳에서 포착된 한 남자.
군용 트럭 위 군모를 쓰고 무기를 든 매서운 눈매.
군사평론가 지만원은 그를 북한특수군 ‘제1광수’로 명명하고,
누군가는 그를 한동네에 살았던 ‘김군’이라고 기억해내는데…

감독/출연

강상우
강상우
감독
김군
김군
지만원
지만원
주옥
주옥
양동남
양동남
이창성
이창성
차종수
차종수
오기철
오기철

리뷰

97.44%의 좋아요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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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은 강상우의 첫 장편영화이자 다큐멘터리이며, 2018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나는 2018년 영상자료원 '사사로운 영화 리스트' 상영을 통해 <김군>을 처음 관람했는데, 2019년 5월 정식개봉에선 후반부 편집이 꽤 달라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만 아직 개봉판을 보지 못했으니 이 글은 영화제 버전 <김군>에 대한 이야기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김군>은 강상우 감독의 전작들과 궤를 같이 한다. 그의 첫 연출작인 <어느 게이 소년의 죽음>(2009)부터 <백서>(2010), <클린 미>(2014), <우리는 없는 것처럼>(2016) 그리고 그가 촬영부로 참여한 임흥순의 <위로공단>(2014)와 이동하의 <위켄즈>(2016)은 모두 소수자의 이야기이다. 강상우 본인의 작품들은 주로 퀴어 남성의 이야기이다. 특히 그의 작품들은 이송희일이나 김조광수와 같은 한국의 대표적 게이 감독들의 작품과는 다소 다른 방식으로 퀴어성을 드러낸다. 그러니까 게이를 주인공으로 삼은 영화일지라도 기존 한국 독립 게이영화들이 보여주는 '한국적 정서', '한국남성 정서'와는 전혀 다른 결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느 게이 소년의 죽음>과 <백서>는 러닝타임의 중간 즈음부터 추상적이고 은유적인 이미지들을 통해 우회적이면서도 직접적으로, 또는 직면한 문제 상황에 대한 주변부로의 회피로 퀴어성을 드러낸다. <클린 미>와 <우리는 없는 것처럼>(2016)에선 이제 막 출소한 범죄자, 청소노동자, 노인, 청소년 등으로 영화의 주인공이 확장된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성소수자라는 의미에서) 퀴어이기도, 퀴어가 아니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은 결국 사회 주변부에 위치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퀴어성을 획득한다. 이는 게이 남성 합창단을 카메라에 담은 <위켄즈>나 여성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위로공단> 등 강상우 감독이 촬영으로 참여한 작품들의 주제와도 연관된다. 그는 비가시적인 퀴어성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영화를 찍는다.

<김군>에서 '광수'으로 지목된 사람들의 현재를 살펴보는 장면, 80년 광주 '넝마주이'들의 행적을 찾는 장면 등이 이러한 지점과 일맥상통한다. <김군>의 '역사쓰기'가 광주민주화운동 내지는 다른 민주화운동을 다룬 다큐멘터리들과 보이는 차이점이 여기서 비롯된다. 강상우의 카메라는 '게이 남성'에서 '주변부로서의 퀴어'로 시선을 확장하고, 이러한 이미지 서술방식을 통해 '광수'의 사진 하나를 통해 "광주사태는 북한군이 개입된 사건"이라는 지만원의 거대서사적 논리를 세밀하게 파해친다. 이 과정의 동력은 지만원의 논리에 대한 반박이지만, 그 반박이 <김군>의 중심을 차지하진 않는다. <김군>의 중심은 자신의 본래 정체성으로 가시화되지 못한 1980년 광주의 사람들을 본래적으로 가시화시키는 작업에 있다. 지만원으로 출발한 영화는 광수로 지목된 사람들에서 군사정권에 의해 비가시화된 넝마주이까지, 군사정권의 갖은 폭압이 은폐해온 이들의 이미지를 복원시키는 것에 집중한다.

1983년생인 강상우 감독은 광주민주화운동을 직접 접하지 못한 세대이다.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지금까지 봐왔던 대다수의 5·18과 관련한 작업들은 감정적으로 울분에 가득 차 있는 경우가 많았다. 5·18을 경험하지 못한 80년대 세대의 입장에서는 직접적으로 마음에 와닿지 않는 측면도 분명 있었던 것 같다. 5·18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세대들이 감정적으로 공명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라고 말한다.(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92534) <김군>은 울분의 감정으로 가득한 386세대의 거대서사와, 그 울분을 북한의 것으로 치부하며 어떻게든 외부의 적을 상정하려는 지만원의 거대서사, 두 축을 거부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 끼어 보이지 않던 사람들을 보여주려 한다. 비가시화된 이미지를 발굴하여 현재에 펼쳐 놓는 것. 이것은 단순히 새로운 방식의 역사쓰기를 제시하는 것에 멈추지 않는다. 그가 반박하려는 것은 지만원의 논리보단 그곳에 있었던 이들을 집단화하며 개인의 얼굴을 지우는 모든 것에 가깝다. 그 지점에서 <김군>은 강상우의 전작들과 친화성을 지니며, 그 지점에서 <김군>은 한국 현대사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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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왜곡하는 건 견딜 수가 없어요!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건 괜찮아요. 그런데 왜곡하는 건 견딜 수가 없어요."

정확한 표현인지는 몰라도 이 비슷한 메시지의 대사가 지금껏 가슴에 남아있다.

왜곡하는 걸 왜 견딜 수 없는지를, 김군이란 다큐영화를 보는 동안 절절하게 느낄 수 있었다.



강상우 감독의 멘트도 기억에 남는다.

80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라 5월 항쟁은 자신에게 임진왜란과 별반 다르지 않게 다가왔었노라고.

그런 그가 김군이란 다큐를 만들게 된 배경과 지난 5년간의 과정을 설명하는 자리라 뜻 깊었다.

영화를 감상하고 나자마자 곧바로 GV가 이어졌는데... 2주전 파주에서 뵙고 재미있는 강의를 들려주셨던

진모영 감독의 초대로 오랜만에 찾은 아트하우스 모모는 김군을 보러 온 관람객으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멀리 광주에서 오신 분을 비롯 이번이 3번째 관람이라고 한 관객까지.

나보다 영화에 대한 애정이 더 깊은 분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던 자리랄까?



"2019 새롭게 목도하게 될

5·18, 그대 진실의 방아쇠를 당겨라"



"39년의 공방, 5년의 추적

그리고 단 하나의 진실

그때는 총, 지금은 초…

우리 모두가 시민군이었다."



기생충을 보고 난 후 최우식이란 배우에게 관심이 갔었는데

김군을 보고는 젊은 감독 강상우에게 관심이 갔다.

GV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태도도 마음에 들었고,

부드럽지만 강단 있는 모습으로 공명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곁에서 맛깔나는 양념처럼 적절하게 피드백을 하던 진모영 감독의 모습까지 좋았다.

주말, 집에서 모처럼 뒹굴까 고민하다가 나태를 박차고 나선 영화관 나들이가 뿌듯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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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믿음’ 과 ‘진실’의 사이에, 흘러가고 잡을 수 없는 아픔들.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01.

영화 <김군>을 봤다.

영화를 보는 중간 몇번이고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하나의 단어처럼 그냥 알고만 있었고, 국어사전 처럼 의미를 일차원적으로만 알고있었던 ‘518광주 민주화 항쟁’. 이렇게 알고 있게 된 이유는 계기,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조심스레 이야기하자면, 나에게는 광주의 그날들은 ‘위대하고 숭고한 희생’으로 기억되지만 그 기억의 한켠에는 슬프기 때문에 상기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것이 꺼려졌다. 이런 나에게 영화가 주는 감정이 들어가 광주의 그날과 그사람들에 대한 단편적인 감정이 추가될 것 같았다. 아주 먼 이야기가 아니고 불과 38년전의 이야기. 영화로 접한다면 그것이 사실이 되어버릴 것만 같은 두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어쨌거나 영화를 봤다.



영화 <김군>은 광주 민주화항쟁 중 복면을 쓴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시작한다. 그 복면을 쓴 사람들이 북한군이라는 주장이 있다는 것을 제기하고, 그것에 대한 진실여부를 추적한다. 북한군으로 지명된 사람들이 속속 등장하지만 통칭 ‘김군’으로 불리는 인물에 대해서는 알수가 없다. 생사의 기로에서 그들은 통성명을 할 여유는 없었고, 광주시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계엄군과 맞서 싸웠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들을 태웠다. 그래서인지 인터뷰에 응하는 사람들의 기억은 많이 흩날려져있다. 흘러가는 시간을 잡을 수 없기도 했을 뿐더러, 인터뷰이들은 그날을 상처로 기억하고있었다.



02.

극 <김군>은 다큐멘터리라는 껍질을 갖고, 관객에게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 서스펜스의 중심에는 당시의 사진과 사진 속 현재 인물들을 배치에 있다. 기록을 하는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에서 과거와 현재의 현실을 갖고 병치 시키며, 수 많은 인물들을 하나씩 제외하며 단서를 잃고 얻는다. 이 과정에서 사실교류 혹은 기록 목적을 가진 다큐멘터리에서 서스펜스가 발생하게 되는것이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김군’은 왜 북한군이 아니길 간절히 빌며 관람을 하는 것일까. 어느새 이 다큐멘터리에 베팅을 하는 나는 치졸했다. 위대하고 숭고한 희생임은 알지만, 어둡고 슬퍼서 보기 싫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사실 확인에 마음을 졸이는 나는 그 얼마나 옹졸한 사람인가.



영화의 주인공은 ‘김군’이 아니다. 김군을 찾는 것은 북한군이라는 주장에 대응하기 위함임을 안다. 짧은 러닝타임 속에 중반까지 “김군의 정체가 뭐냐!”는 지점에 집착했다. 여기서 ‘믿음’,’군중심리’가 이야기 나올 수 있으나, 그런것은 필요하지 않다. 영화속 등장하는 것은 앞서 말했듯 과거와 현재의 사실이기에, 개인의 믿음이 진실을 호도할수 없고, 군중심리로 몰아붙이고 바꿀수 없는 진실이기 때문이었다.

김군을 찾아가면서 인터뷰에 응해준 인터뷰이들. 대표적으로 상영관에 모이게 되어 김군의 마지막을 본 ‘최진수, 이강갑, 최영철’이라는 이분들을 주인공이라고 하고 싶다.



03.

인터뷰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공통점이 있다. 군부독재, 계엄군에 대해 비난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지 자신들이 보고 경험한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38년전, 그들에게는 전두환씨의 군부장악과 폭력등이 그들을 채우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것들과 함께 자신 스스로를 마주하고 있기때문이다. 관객인 나에겐 역사, 그들에게 삶이었다.

그들의 삶을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그들의 삶을 위대하고, 숭고하고, 어둡고, 슬프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인가. 그들에게는 아직도 진행되며 맞서고 있는 삶의 일부인데 말이다. 역사적으로는 그 의미를 찾아야하는, 하나의 당위성을 가질 정도의 사건의 주인공들이지만, 현재 그들은 나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임을 잊으면 안된다.

우리는 그것을 그냥 하나의 역사로 의미를 명하고 그안에 가둬두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04.

우리가 누군가의 희생으로 누리는 삶을, 인터뷰이 조차도 똑같았다는 것이 너무 강하게 뇌리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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