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One Cut of the Dead

9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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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테이크로 담아낸 아비규환 좀비 출몰 현장!
당신은 좀비와 싸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음산한 기운의 창고 안, 좀비 영화를 찍는 촬영 현장.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자 격해진 감독과 배우들은 쉬는 시간을 갖는다.
그 순간, 어디선가 등장한 ‘진짜’ 좀비 떼들이 사람들을 하나둘씩 죽이기 시작하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는데!

이 모든 사건의 전말이 궁금한 당신,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예고편


감독/출연

우에다 신이치로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
하마츠 다카유키
하마츠 다카유키
히구라시 타카유키
아키야마 유즈키
아키야마 유즈키
마츠모토 아이카
나가야 카즈아키
나가야 카즈아키
카미야 카즈유키
슈하마 하루미
슈하마 하루미
히구라시 하루미
마오
마오
마오

리뷰

96.67%의 좋아요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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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 잡는 웃음을 통해 담은 방송 스텝들의 노고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1990년대 후반에 개봉한 일본 영화 가운데 일반 관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영화가 꽤 많다. 물론 지금도 한국 관객의 정서와 잘 맞지 않는 일본 영화들은 수입되지 않는다. 일본 영화가 가장 많이 소개되는 곳은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일 것이다. 올해 여름 7월 12일부터 22일까지 10일간 진행되었던 제22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도 많은 일본 영화가 소개되었다. 그중에서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는 관객들에게 꽤 좋은 반응을 받았다. 이 영화가 8월 23일 정식 개봉을 앞두고 시사회가 있었다.




22회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상영 전 출연 배우들의 무대인사


1997년에 만들어진 일본 영화 중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라는 영화가 있다. 라디오 생방송 드라마를 맡게 된 작가가 생방송 드라마를 갑자기 맡아 진행하게 되면서 배우들과의 의견 충돌과 갑질로 생방송 드라마가 파행이 되어가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렸던 영화였다.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등장하면서 발생하는 온갖 슬랩스틱과 변주 속에는 그런 예측 불가능한 상황 석에서 벌어지는 온갖 갑질과 그것을 계속 나아가게 하려는 스텝들의 노고가 깔려있다. 녹화하며 방영되는 프로그램이나 영화에는 그런 노고들이 모두 편집되고 완성된 작품만 남는다. 하지만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라면 어떤 상황이든 발생할 수 있다. 그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방송 전에 리허설을 여러 번 하고 방송 기기들도 여러 번 점검한다. 하지만 그렇게 확인을 거치더라도 특수한 상황은 늘 발생한다. 그때 발휘되는 스텝들의 임기응변은 곧 방송의 완성과 직결된다. 그들은 늘 보여지지 않는 곳에서 보이는 곳이 잘 굴러가도록 애쓴다.



괴상한 좀비 영화를 보고 나서 이어지는 유쾌한 뒷이야기


이번에 개봉을 앞두고 있는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도 예측 불가능한 생방송의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텝과 배우들의 행동을 코믹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초반 30분 정도를 완성된 좀비 영화를 보여주는데 할애한다. 원 컷(one cut)으로 한 번에 롱테이크 촬영으로 찍은 영화인데 쉴새없이 갑자기 이어지는 상황들에 관객들은 어리둥절하게 된다. 그 30분의 괴상한 좀비 영화가 끝난 이후 본격적인 영화의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영화 속에서 만들고자 하는 원 컷 생방송 영화의 완성본을 이 영화의 맨 앞에 배치하여 관객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뒷부분에 그 이면에 숨겨진 상황들을 보여주는 구조를 가진 이야기다. 30분의 괴상한 좁비영화가 끝나면 관객을 그 영화가 만들기 일주일 전으로 돌아가게 한다.






영화는 히구라시 타카유키 감독(하마츠 다카유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그에게 한 방송사 간부가 접근하여 한 번의 컷으로 진행되는 생방송 좀비 영화를 찍을 것을 제안하는데, 그의 딸인 마오(마오) 가 좋아하는 남자 배우 카미야 카즈유키(나가야 가즈아키) 때문에 덥석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이 영화 속 히구라시와 딸 마오의 관계도 썩 좋지 못하다. 아버지인 히구라시는 영화의 전반에 딸과 멀어진 것에 대한 섭섭함과 과거 어린 딸과의 추억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 있다. 영화 속 감독인 하구라시는 이 방송 시스템에서 단편 재연 영상 등을 주로 찍던 감독이었고, 크게 인기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리고 사람이 너무 좋아 늘 상대방의 의견을 맞춰 콘셉트이나 스크립트를 수정하고, 자신이 항상 먼저 사과하는 타입이다. 실제로 영화 속 탑스타로 등장하는 카미야와 마츠모토 아이카(아키야마 유즈키)는 카메라가 꺼진 상태에서는 감독에게 이런저런 요구를 하고 다른 조건을 맞춰달라는 갑질을 하는 모습이 나온다. 카메라 뒤에서 히구라시는 그저 사람 좋은 척 모든 걸 맞춰준다.



후반부 좀비 생방송 드라마를 찍는 과정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모든 장면이 웃긴다


영화의 후반부 원컷 좀비 생방송 드라마를 찍을 때부터 영화는 관객의 배꼽을 빼버릴 듯 폭소를 유발한다. 무리한 생방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어떤 배우는 배탈이 나고, 어떤 배우는 사고를 당해 촬영장에 나오지 못한다. 그리고 어떤 배우는 술에 취해 연기를 할 수가 없다. 그때 대역 배우로 등장하는 히구라시의 아내 히구라시 하루미(슈하마 하루미)는 그야말로 이 영화의 웃음 제조기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뽕!' 소리만 나면 깔깔대며 웃음을 짓게 될 것이다. 어쩌면 이 의성어 하나 만으로도 영화의 분위기를 다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이 영화의 너무나 다른 앞과 뒤가 매끄럽게 연결된다고는 하지 못할 것이다. 아무 정보가 주어지지 않은 관객은 처음 제시되는 괴상한 좀비 영화를 볼 때 당황스러운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래서 시사회 진행 전에 배급사 관계자는 "30분만 참고 보시면 그 이후에는 기대하시는 장면을 볼 수" 있다고 미리 이야기를 한 것 같다. 그 말은 영화를 보고 나서야 이해가 가는 대목이기 때문에 아무 정보 없이 보러 가는 관객들을 초반부에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이 영화에 대한 느낌을 결정 지을 것 같다.



결국 방송 시스템에서의 약자와 강자, 무엇보다 스텝의 노고를 보여주는 작품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나 드라마 등 방송을 찍는데 카메라 뒤에서 일하는 스텝들의 노력이 보인다. 그들은 카메라에서 보이지 않으며 카메라 뒤에서 분주하게 움직인다. 실제로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갈 때 실제로 영화 속 영화 부분을 롱테이크로 찍는 제작과장이 간략이 나온다. 영화만큼은 아니지만 스텝들은 최대한 극이 연결되도록 뒤에서 뛰고 구른다. 그렇게 한 번에 찍은 영상이 바로 영화의 앞부분에 그대로 배치되었다. 그것뿐만 아니라 영화는 방송사 혹은 제작사가 원하는 콘셉트를 찍어 누르는 감독과 회사 또는 배우 간의 상하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극 중 감독인 히구라시는 유명하지 않은 감독이기 때문에 회사와 배우에 끌려다니며 갑질을 당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겼다. 하지만 생방송 영화를 찍으면서 그 관계는 잠시 전복되는데 그때 누구라도 통쾌함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가족인 딸에게도 외면받던 아버지 히구라시가 딸의 도움을 받아 영화를 완성하는 장면은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기도 한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의 감독인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 인터뷰에 따르면, 영화의 앞부분인 좀비 영화 30분 정도를 6개의 테이크로 찍었다고 한다. 한 여름 더위를 웃으며 보내고 싶은 관객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이 영화는 조악하게 보이지만 그 조악한 만큼 배꼽을 빠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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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때리는 참신함, 초반 37분을 버티는 자만이 웃음 핵폭탄의 수혜자!

'어라?! 이거 뭐지? 무슨 이런 영화가 다 있어!'라는 마음의 소리가 입 밖에 나올 수밖에 없는 신선함과 저렴함, 거기에 좀비와 코믹까지 겸비한 다이내믹한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세계 유수 영화제는 물론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낸 일본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가 국내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 가까운 집 앞을 놔두고 ( 영화제 때 다른 거 봤음;;), 먼 시사회 장소까지 다녀왔던 수고로움이 단박에 해소되는 신빡함! 좀비+공포+가족애(愛)+협업+촬영 현장의 경외감이 가득한 좀 잡을 수 없는 독특한 영화인데요. 세 에피소드가 각각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는 참신한 구성력이 돋보입니다.

"빠르고, 싸고, 퀄리티는 그럭저럭"


영화는 좀비 영화를 찍는 현장이 아수라장이 된 상태에서 진짜 좀비가 나타나 하나둘씩 사람들을 죽이는 상황이 연출되는데요. 95분 러닝타임의 1/3을 차지하는 C급스럽고 엉성한 37분의 전반 롱테이크 원샷 영상을 참는 자만이 후반부에 터질 웃음 카타르시스의 진정한 승자가 된다는 것! 절대 카메라를 멈추면 안 되는 이유가 밝혀집니다.

감독 인터뷰에 따르면, 지루하게 느껴질 법한 37분의 원 컷, 원테이크, 핸드헬드 장면은 총 6번의 테이크로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라이브로 모든 것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잘 짜인 대본이 있더라고 돌발 상황이 생기게 마련이죠.

영화는 이 당황스럽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도 발군의 재치와 위기대응력으로 스리슬쩍 넘어가는 코믹함을 다각도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카메라 앵글 뒤편에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프레임 밖의 세상이 궁금한 분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해 드리고 싶은 영화입니다.

한 가지 상황도 각각의 입장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면 좋습니다. 이해관계로 얽힌 상황, 폐쇄된 공간의 한정성, 끝까지 미션을 완수해야만 하는 이유가 뒤엉켜. 의외의 시너지가 만들어지는 스펙터클한 영화 현장의 협업도 공감하게 됩니다.

조금 다른 시선을 갖고 보면 초저예산으로 영화를 만드는 긴장감 넘치는 현장 풍자, 스태프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리스펙트도 담겨 있습니다.

특히 인간 지미집은 발군의 아이디어! 오합지졸 팀원이 만든 최고의 퀄리티는 그럭저럭한 병맛 B급 장르에서 괜찮은 작품이 되어가는 환희를 대리만족할 수 있습니다. 아참참, 악마의 편집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진정한 날 것 그대로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모두 '퐁!'




한 줄 평: 초반 C급 무비 30여분을
잘만 버티면 웃음핵폭탄이 기다릴지어다. 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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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티브이, 미디어테크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티브이, 미디어테크



영화를 찍는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라는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내가 떠올린 건 롱테이크라는 단어였다. 아마 다들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영화가 시작하자 정말로 33여 분의 롱테이크가 시작되었다. 이게 뭔가 싶어 낄낄대며 영화를 보다가, 꺼질 것 같지 않던 카메라가 꺼지고 새 국면이 시작되었다. 화면 위에 시간을 되돌리는 문구가 새겨졌고 영화의 시간은 되돌아간다. 흥미롭게도 영화의 방점은 그 뒷부분에 찍혀 있었다.



롱테이크를 사용한 영화에서는 카메라가 현실에서 눈을 돌리면 안 된다는 강박이 느껴진다. 바쟁이 말했듯 현실의 고통스러움에서 눈을 돌리면 안 된다는 건데, 이 영화도 그랬다. 영화 초반에 제시된 33분여의 롱테이크는 방송국의 하청에 거역하지 않으려는 한 감독의 투지 때문이었다. 방송국이 제시한 기획안은 너무나도 황당해 제안을 받았던 감독들이 모조리 거절했고, 그 덕에 이 보잘것없는 하류 감독에게까지 흘러들어오게 된 것이다.



싸고 적당하게. 이 하류 감독이 내건 신조다. 아마도 그는 영화에는 손대지 않는 듯하다. 티브이 프로그램에 들어갈 재현 영상을 찍는 걸 보면 티브이 쪽에만 적당히 손을 대는 것 같다. 그런데 이 감독에게 들어온 제안은 영화를 찍어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능력이 부족함을 알고서 맹렬히 거절하려 한다. 그러나 무슨 사정인지 이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딸도 곧 졸업한다는데 왜 이런 돈이 필요한지는 모르겠다만, 어쩌면 그는 마음속 깊은 곳에 영화감독의 꿈을 묻어두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는 아내와 딸도 자신의 꿈을 실현하게 된다.



생방송에 들어가자 감독은 자신이 하지 못했던 말을 한다. 주가가 높아 까다롭게 구는 남자배우에게 이러쿵저러쿵 토 달지 말라며 화를 내고, 아이돌이기에 활동에 제약이 많은 여자배우에게는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라며 화를 낸다. 요컨대 그는 현실의 전송이 아니라 영화라는 조작된 현실을 전송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본심을 드러낸다. 말하자면 이 영화의 현실은 중첩되어 있다. 마치, 영화가 말하는 티브이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그 증거로, 영화를 찍는 티브이를 보여주는 영화를 보는 우리가 있다. 여기에 더 나아가서 이 영화는 ‘영화를 찍는 티브이를 보여주는 영화를 찍는 영화’를 표방한다.



다섯 번째 공간



영화, 티브이, 미디어테크. 이것은 에릭 로메르가 찍은 논픽션 다큐멘터리 영화의 제목을 살짝 변형한 것이다. 에릭 로메르가 이 영화에 호명될 수 있는지 의문이지만, 제목의 리듬감이 좋아서 가져왔다. 에릭 로메르는 이 영화에서 공간의 정치학을 말하는데, 어떻게 보면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또한 ‘미디어테크’적이기도 하다. 정확하게는 현실의 공간이 아니라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공간이 다양해진다는 점이 그렇다.



미디어테크(mediatheque)란 극장, 도서관, 갤러리, 영화관을 한곳에 모은 복합문화시설을 뜻한다. 요컨대 이것은 여러 미디어를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말하자면 공간의 공간이며, 티브이와 영화 사이를 횡단하는 이 영화도 여러 공간이 중첩된다. 첫 번째로 롱테이크 영화가 상영되며, 두 번째로 그 영화를 찍기 전의 모습을 보여주며, 세 번째로 영화를 만드는 이들이 생방송에 투입된 모습을 통해 영화가 영화에 중첩되는 걸 보여준다. 그리고 네 번째로 이 모든 걸 찍은 이 영화의 제작진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때, 네 번째 공간에서의 제작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즉, 이 영화의 출구는 네 번째 공간이다.



여기에 다섯 번째 공간의 개념이 등장한다. 이 영화를 보는 우리가 이 영화에 몰입하고 그만한 창조력을 투입하게 된다면, 그때 우리는 어떤 매체를 통해서 이 영화를 보고 있을까. 극장이거나 스마트폰이거나 모니터 안일 텐데, 이 영화가 내세우는 롱테이크가 우리를 현실에 가깝게 할 수 있을까. 미디어 시대의 영화 관람은 결코 선형적이지가 않다. 이 영화의 전반부에 등장한 롱테이크 영화가 녹화 본이었다는 사실이 후에 가서 알려지는 것처럼, 생방송은 녹화되어서 언제든지 돌려볼 수 있다. 그렇기에 방송국 관계자는 생방송이 진행 중임에도 스마트폰을 보는 등 딴청을 부릴 수 있다. 이것은 생방송이지만 생방송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때의 리얼리티는 녹화되었다는 사실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걸까. 오직 지금-이곳에서 모두와 함께 보고 있다는 사실만이 리얼리티를 증명할 수 있는 걸까. 매체에 관한 정보를 차단하고 조작된 영상을 보는 것 또한 리얼리즘의 일종이고(<블레어 위치>), 이것은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들이 “이 영화를 볼 땐 예고편을 보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과 유사하다. 즉 이 영화를 재밌게 보려면 이것이 정말로 롱테이크라고 생각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이 영화를 재밌게 보는 방법은 이것이 지금-이곳에만 존재하는 B급 호러 무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바로 다섯 번째 공간에서 말이다.


디지털 시대의 리얼리즘



현실로 나아가려는 영화들이 롱테이크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것은 티브이다. 그것도 티브이에서 생방송으로 방영되는 영화이다. 이것은 마치, 1960년대에 티브이가 처음 등장했을 때 모든 방송이 생방송이었던 점을 떠오르게 한다. 티브이 연기자가 영화 연기자이기도 했던 이 시절에는 유독 NG가 많지 않았다. 그들에게 연기란 생방송이었고 영화로는 롱테이크였다. 말하자면 이 시절의 티브이는 영화가 말하던 리얼리즘의 본질에 보다 더 나아간 매체였다.



이것은 생방송이다. 생방송이야말로 티브이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프로듀서들이 많다. 이것은 다큐멘터리가 말하는 주관적 시점도 아니고, 롱테이크가 말하는 시간의 집합도 아니다. 말 그대로, 시간을 그대로 우리 곁에 전송하는 행위이다. 시간의 통로가 저곳에서 이곳으로 생겨난다. 이라크의 폭격이, 무역센터의 붕괴가, 가라앉은 배가 우리 눈앞에 곧바로 도달한다. 어떠한 조작도 거치지 않았고 어떠한 의도도 담기지 않았다. 그건 우리가 지금 눈으로 보는 현실과 완벽하게 동일하다.



그런 맥락에서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영화와 티브이가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지속성을 유지하는 콘티뉴이티 사회의 담론이다. 이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일련의 준비과정들은 마치 1960년대의 티브이를 우리 곁에 데려다 놓는 듯 보인다. 하지만 차이점이라면 그때는 기록이 없었다는 점이고 공간은 하나뿐이었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티브이의 공간인 집과 영화의 공간인 극장으로 분할되어 있었다. 그러나 현대에 영화를 볼 방법은 많아졌고, 여기서 더 나아가 영화는 비디오나 디브이디와 같은 현실의 매체를 잃어버리고 낸드 메모리의 통로를 거닐고 있다. 그 낸드 메모리는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박혀 있으며 현대의 미디어는 영화도 드라마도 아니게 되었다.



만약 리얼리즘을 표방하는 영화가 있다면 그 리얼리즘이 현실의 우리에게 도달할 수 있는지가 주요한 문제일 것이다. 리얼리즘은 현실이 있어야만 하고, 현실이 없다면 만들어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디지털 시대에 리얼리즘이란 것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관해 생각해 본다면, 리얼리즘 없이도 리얼리즘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남겨진다. 이른바 시뮬라크르(simulacre). 생방송을 녹화한 영상을 생방송으로 튼다면 그것은 생방송일까. 어찌 됐든 그건 편집이 없으므로 현실의 시간과 동일하게 흘러가고 있다. 단지 그곳과 이곳을 잇는 시간의 통로만이 사라졌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때 시간은 출구를 잃었으니 매체 속에서만 머물게 될 것이다. 우리가 이 영화에서 직감하게 되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원리원칙이 깨어져서는 안 돼!



우리가 리얼리즘 영화에서 깨닫게 되는 사실은 영화 속의 카메라가 누구의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영화 속의 그는 마치 ‘그’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사실은 감독의 분신이다. 그러니까 리얼리즘이란 건 영화 속의 세계를 규정하는 것이지 인물에 이입하는 행위가 아니다. 요컨대 관객은 영화 속에서 시대를 둘러보게 된다. 에릭 로메르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영화에는 두 가지의 길이 있다. 현실의 환영과 환영의 현실. 전자는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이탈리아고, 후자는 히치콕이 만들어낸 할리우드다. 할리우드의 오프닝에 “이 영화는 모두 허구입니다.”라고 쓰였던 것은 이것이 환영임을 공건히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 이 두 가지 길은 자신이 있을 자리를 잃어버린 것만 같다. 현실이든 환영이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이곳에 우리와 함께 존재할 수 있다는 편리함이다. 과거의 우리는 티브이 앞에 앉았는데 지금은 우리가 티브이가 되었다. 과거의 우리는 극장에 갔는데 지금은 불을 끄면 극장이다.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태초의 경험이 있다는 말에는 그러한 편리함이 간과되어 있다. 분명 극장이 주는 경험은 극장만의 고유한 경험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현대의 영화는 단지 극장에서 집으로 옮겨온 홈 씨네마(home cinema)에 불과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일종의 미디어테크, 이곳에도 저곳에도 모두 실시간으로 영화를 영접할 수 있다는 동시다발적이고 비동기화적인 시간의 경험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현대의 리얼리즘이라는 것이 과연 어떤 주체를 가정하는지에 대하여 물을 필요가 있다. 과거의 리얼리즘이 롱테이크가 품은 미쟝센 즉 그 공간의 경험을 극장 안으로 흩뿌리는 것이었다면, 극장이 해체되어 미디어테크 안으로 들어온 이 시대에는 그것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물음이다. 말하자면 우리가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경험을 도서관의 중앙에서 손짓 한 번으로 도서를 불러오는 행동에 비유하는 것처럼, 이 리얼리즘의 환영은 주체가 스스로 불러오는 것이자 무한대로 중첩할 수 있게 되었다.



영화가 영화인 이유가 극장에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런 현실이 영화가 말하는 화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는 그런 풍속도에 저항하는 것 중 하나이다. 여기서 전자는 칸 영화제이고 후자는 베니스 영화제다. 칸 영화제는 넷플릭스에 걸린 영화는 영화가 아니라며 영화제에 내거는 것을 거부했는데, 그들이 거부한 영화는 베니스 영화제로 가서 온갖 상을 쓸어 담았다. 다시 말해서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은 영화의 질적 완성도와 관계가 없다. 단지 그들은 영화가 주는 경험 혹은 원리원칙이 깨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뿐이다. 아마도 칸 영화제는 지금-이곳의 가치를 오인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




어떻게든 본다



약 다섯 번에 걸쳐 액션을 외치는 영화 속 감독의 모습은 이것이 영화를 찍는 영화라고 말해준다. 이때 첫 번째 액션은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시작되었으며, 마지막 액션은 영화가 끝날 것이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크레딧이 올라가고 나면 시간이 되돌아가며 영화를 만들기 위한 메이킹 필름이 나타난다. 생방송이기에 철저하게 동선을 계산하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롱테이크 한 편을 찍기 위한 고도의 노력인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이 영화의 제작진들도 영화를 찍기 위해 여러 번의 시도를 했다고 한다. 이것은 어쩌면 미조구치, 어쩌면 쿠아론의 길일 테다.



미조구치는 이것이 마치 영화라고 말하는 듯한 롱테이크를 우리에게 선사했다. 그래서 미조구치 영화의 인물들은 그들 자신이 연기한다는 것을 아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반대로 쿠아론의 롱테이크는 영화 속의 인물들은 진짜인데 공간은 가짜인 듯한 느낌을 준다. 즉, 쿠아론의 롱테이크는 공간의 환영을 깨뜨리는 이상한 촬영기법이다. 이것은 롱테이크가 단지 현실에 다가가기만 하는 시도가 아니라는 점을 말해준다. 그리고 이 영화의 롱테이크는 그런 시도조차 일종의 시도라고 우리에게 나지막이 암시해준다.



그들은 좀비 영화를 찍고 있다. 감독은 진짜 연기를 보여 달라며 화를 낸다. 그리고 정말로 좀비가 등장한다. 좀비가 등장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던 감독이 튀어나와 “액션!”을 외친다. 이때 우리는 현실이 중첩되었음을 느낀다. 이것은 실제상황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그런데 영화는 이것이 영화 촬영임을 말하고 있다. 인물들은 자신이 연기를 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같다. 단지 감독만이 이것이 연기인 것처럼 태연하다. 요컨대 그들은 카메라로 영화를 찍으면서 카메라로 비추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즉 그들은 관음하고 관음된다.



영화를 찍는 티브이를 보여주는 영화를 찍는 영화가 이곳에 있다. 이런 영화를 찍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정상적으로 사고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 영화의 문법은 기존의 것과 완벽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것을 단지 코미디로만 여긴다면 우리는 실수하고 있는 셈이다. 이 영화를 구성하는 것은 그들이 지금-이곳에 있다는 현장감이며 그래서 감독의 아내와 딸은 현장에서 즉시 투입될 수 있었고, 중단될 뻔했던 영화 리얼리즘의 현장은 지켜진다. 어떻게 해서든 카메라를 멈추면 안 된다는 말은 아주 필사적이고, 관객의 시각으로 보면 어떻게든 ‘보는 행위’를 중단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기도 하다. 즉, 언제 어디서나 영화는 존재해야 한다.



왜 영화를 극장에서 보아야 하느냐고 그들은 묻는다. 어떻게든 보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닌가. 혹은, 본다는 것을 본다는 행위 자체가 시뮬라크르 속에서는 더 의의가 있는 게 아닌가.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어쩔 수 없으니 중단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프로듀서의 말과 그럼에도 이것을 진행하겠다는 필사의 몸부림과 이 모든 것을 밖에 서서 지켜보는 방송국 간부가 있다. 다시 말해서, 티브이와 영화와 넷플릭스의 담론이 이곳에 있다.



그들의 카메라, 지켜본다는 리얼리즘의 환영은 세 갈래로 분할된다. 실수하는 것 또한 현장이라는 프로듀서의 말. 콘티뉴이티가 깨지기에 작품에 해가 된다는 배우의 말. 어찌 됐든 방송되었으니 그만이라는 관계자의 말.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가 본다는 것이다. 백남준의 개념미술처럼 영화가 아니라 영화를 본다는 행위가 개념이 되어가고 있다. 마르셀 뒤샹의 그 유명한 작품을 떠올려 보자. 소변기에 사인을 해두고 작품이라고 우기는 행위. 그것을 작품으로 만든 건 사인을 한순간의 이데올로기이자, 그것이 미술관에 진입했다는 공간의 신호이다. 이 영화는 그 연장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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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_ 초반 등장하는 원테이크 장면의 카메라의 흔들거림, 180도 상상선 무시 등으로 멀미를 하는 기분으로 봤다. 이 초반 원테이크의 엔딩을 보고 영화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단순하게 원테이크,롱테이크가 지루한 것이 아니다. 영화적 기법을 철저하게 무시했다는 생각이 든다. 두시간 동안 갇힌 공간에서 영화를 봐여하는 관객에게 영화적 작법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_ 하지만 후반의 영화의 몰아치듯 쏟아지는 개그 장면에서 너무 많이 웃었다.

_ 영화속 대사중 감독은 ‘카메라를 멈추면 안된다’고 외친다. 쉽사리 이 장면은 ‘영화의 영원성을 암시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장면을 돌이켜 보면, 극중 감독은 카메라를 들고 있으며, 그것을 방송으로 내보내는카메라가 있고, 그것을 영화로 찍는 또다른 카메라가 있다. 몇 겹의 레이어를 카메라로 쳐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왜 ‘카메라를 멈추지 말라’고 자신이 들고 있는 카메라 외의 두대의 카메라를 보고 이야기한 것인지 궁금했다. 카메라 시선의 중복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방송 영상 제작의 연대기’ 보여준다는 것보다는 의미에서만 정의되는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여기서 더 나아가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이야기는 아닐까 싶다. 카메라는 감독의 시선이지만, 그 카메라의 시선은 극의 내부에도 존재하고, 극의 외부에도, 영화 세계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것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위의카메라가 갖는 의미에 대해 생각할 여지가 영화속에서 드러나지 않는다. 감독이 실제 영화(엔딩포함)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영화의 시선이 주인과 방향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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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영화를 멈출 수 없는 이유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 포함

솔직히 초반부를 보고선 놀랐다. 약 37분간 이어지는 파운드 푸티지 형식의 원테이크의 퀄리티가 너무나도 처참했기 때문이다. 좀비 영화 촬영 현장에 좀비가 등장한다는 참신한 설정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흥미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앞의 37분은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의 나머지 한 시간 가량을 위한 준비일 뿐이다. 37분의 짧은 영화가 지나가면 <One Cut of the Dead>라는 제목과 함께 엔드크레딧이 올라가고,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의 진짜 오프닝 크레딧이 올라간다. 극 중 시간은 한 달 전으로 되돌아가고, <One Cut of the Dead>라는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영화의 나머지를 채운다. 고만고만한 퀄리티의 예능 프로그램 재연영상을 연출하던 타카유키(하마츠 타카유키)는 모두가 거절하던 생중계 원테이크 좀비 영화의 연출을 얼떨결에 맡게 되고, 아이카(아키야마 유즈키), 카미야(나가야 카즈아키) 등의 배우들과 마오(마오), 하루미(슈하마 하루미) 등 타카유키의 가족들이 영화에 참여하게 된 이야기가 등장한다.

한 시간 가량의 <One Cut of the Dead> 제작기는 촬영을 준비하는 30분 정도의 분량과 실제 촬영이 진행되는 모습을 담은 30분가량으로 나뉜다. 결국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는 <One Cut of the Dead>의 본편이 등장하는 1부, 본편의 기획이 드러나고 타카유키를 비롯한 참여진들의 캐릭터가 그려지는 2부, 본편을 촬영하는 모습을 담아낸 3부로 구성된 작품이다. 물론 영화 안에서 구성을 나누고 있지는 않지만, 영화를 관람하면서 충분히 구분 지을 수 있다. 전체 95분의 짧은 러닝타임을 빈틈없이 꽉 채우고 있는 구성은 1부에 등장하는 허술함과는 정반대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구성은 <One Cut of the Dead>의 촬영 현장을 담은 3부의 코미디를 강력하게 만들어준다. <One Cut of the Dead>가 허술했던 이유, 영화의 허술함을 채우고 있던 뜬금없는 개성 등이 등장한 이유가 밝혀지면서 관객들을 폭소할 수밖에 없다. 1부와 2부를 지켜본 관객은 이미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캐릭터들의 사정을 훤히 꿰고 있을 수밖에 없고, 여기서 만들어지는 페이소스가 3부의 강력한 웃음을 만들어낸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라는 제목처럼 고집 있는 태도와 번뜩이는 아이디어, 철저하게 구성된 각본이 이 영화를 가능케 한다. 아마도 올해 최고의 코미디 영화를 꼽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꼽지 않을까?

사람들에게 피터 잭슨의 <고무인간의 최후>나 루치오 풀치의 <비욘드> 같은 괴상한 영화들을 보여준다고 생각해보자. 많은 사람들은 이런 괴상망측한 영화를 만드는 인간이 대체 누구냐고 반문해올 것이다. 그러나 이런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영화의 결과물이 어떻든 그 영화 한 편을 만들기 위해 달려온 사람들이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노력이 있기 때문에 모든 영화를 옹호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의 핵심도 거기에 있지 않다. 이 영화의 핵심은 온갖 어려움을 뚫고 마침내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냈을 때의 희열과 쾌감이다. 대담한 형식의 코미디로 관객들을 폭소케 하다가, <One Cut of the Dead>의 생중계를 끝내고 희열로 가득한 배우와 스태프들의 얼굴을 담아내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주는 감동은 이 영화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이기에 더욱 놀랍기만 하다. 영화의 (정말 마지막) 엔드크레딧은 <One Cut of the Dead>를 찍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의 실제 제작진의 모습과 함께 등장한다. 어찌 보면 액자 속의 액자라는 독특한 구성이기도 하다. 정신없는 초반부의 원테이크부터 후반부의 폭소와 엔딩의 감동이 지나간 자리에 실제 스태프들이 등장하는 엔드크레딧이라는 구성은 진한 여운을 남긴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가 어떤 걸작의 위치를 차지할 영화는 아니겠지만, 이 영화가 주는 즐거움의 위치는 그 어느 걸작들과 비교해봐도 크게 뒤지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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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풍자와 헌사를 동시에 담아내는 유쾌함

부천 영화제 때는 하는지도 몰랐다가 영화제가 끝나고 많은 사람들의 호평에 궁금해졌는데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라는 제목으로 개봉을 한대서 기쁜 마음에 보러오게 됐다. 보고 나니 왜 모르고 지나쳤나 싶을 정도! 요즘 웰메이드 B급 영화를 찾고 있었는데 그런 내게 이 영화는 너무도 취향저격이었다.

참고로 현재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는 CGV 심야호러파티 기획전으로 상영되고 있고 정식 개봉은 8월 23일이다. 유쾌한 B급 감성 영화를 좋아한다면 많은 정보 없이 달려가 관람하길 추천!

영화가 시작하고 몇 분 동안은 사실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약간 속으로 '여긴 어디... 나는 누구... B급이 아니라 C급이었어...! 친구야 미안...!'이러고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전반의 10여 분을 참으면 큰 재미가, 또 그 뒤의 20여 분을 본 후에는 더 큰 재미가 있는 영화였다. 영화 상영 내내 같이 본 친구와 정말 많이 웃었던 것 같다. 상영관 내에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았다!

'공포, 스릴러'적인 전반부
'코미디, 드라마'적인 후반부
'37분'의 원 테이크 씬

이 영화는 전반과 후반의 이중적인 구조와 더불어 상당히 독특한 액자 속의 액자 속의 액자와도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런 구조에서 오는 재미가 커진다. 아마 한 번 더 보게 된다면 37분의 원 테이크 씬에서 처음 보는 관객들보다 훨씬 꺽꺽대고 웃고 있을 것 같다.
원 테이크 씬은 6번 촬영해서 6번째 것으로 갔다고 한다. 그리고 남은 촬영분량은 이틀만에 다 찍었다고 한다. 하긴 37분 원 테이크 씬부터가 쉬운 게 아닌데 다른 건 정말 누워서 떡먹기였을 것 같다.

역시나 이 영화 최고의 명대사는 "퐁!" 관객들에게 가장 통한 것도 "퐁!"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다들 퐁!퐁! 거리길래 뭔지 궁금했는데 이젠 나도 안다. 영화가 끝나고 계속 퐁!퐁!거렸다. 개인적으로 역대급이었다.

최애 캐릭터는 역시 히구라시 부부다. 다시 한 번 말해보는 "퐁!" 영화에서 히구라시 부부를 포함해 캐릭터 한 명 한 명이 입체적으로 살아있는데 이런 점에 더 재밌었다.

재미와 더불어 후반부로 갈수록 감동과 울림을 주는 영화다. 영화 촬영 현장에 와있는듯한 느낌을 주면서 영화 현장과 영화인들에 대한 유쾌한 풍자, 또 그들의 열정과 직업정신에 대한 헌사를 동시에 담아낸다.

'100년이 지나도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자'가 감독의 슬로건이라는데 그것과 통하는 유쾌하고 통쾌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감동적인 웰메이드 B급 영화였다. 감독의 차기작을 눈여겨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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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영화를 도중에 끄면 안 돼!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 이라고 했다. 이 영화야 말로 그런게 아닐까. 원래 진짜 걸작은 의도치 않게 탄생하는법(?). 좀비 영화는 맞는것 같은데, 좀비 영화는 아닌것 같고. 초반에 영화를 보면서 내가 지금 뭘 보는것인지 나 스스로를 계속 의심했었다. '뭐 이런게 다있어?' 하고 관람을 포기 하려고 할 때 쯤 " 그래! 이 영화 제목이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 인데 끝까지 봐보자 하고 마음을 다시 잡을 쯤 이 영화는 진가를 발휘한다. 도무지 못보겠다 싶어서 딴짓을 하던 나는 어디로 사라지고 이 영화에 초집중을 하는것도 모자라 박수치면서 웃었다. 이 영화 정체가 뭘까? 이 영화야 말로 '진짜' 였다.

이 영화를 보시려는 분들께, 이 영화가 궁금해서 틀었다가 중간에 끄신분들께 외쳐본다! 속는셈 치고 기다려라! 조금만 기다리면 진정한 B급 케미가 무엇인지 이 영화가 제대로 보여줄테니까! 영화를 도중에 끄면 안 돼!. 꽤나 오글거릴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하나 같이 기발한 후반부를 보고나서 벙 찌고 말았다. 이게 진짜 비극 같은 희극, 희극 같은 비극이 아닐까. 완성작도 중요하지만, 그 현장, 메이킹의 중요함을 제대로 증명한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내가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는데 일본 특유의 병맛스러우면서도 기발한 아이디어들은 좀 배워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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