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

February

66.6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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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정보

도둑강의를 들으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민경. 알바를 하는 만두가게에서 몰래 푼돈을 훔치고 진규에게 용돈인지 화대인지 모를 돈을 받으며 생활하지만 아버지의 합의금도, 영치금도 게다가 보증금마저 다 까인 밀린 월세도 낼 수 없다. 무작정 집을 나왔지만 막상 갈 곳이 없는 민경은 한때 룸메이트 였던 대학 친구 여진을 찾아간다. 우울증으로 여러 번 자살을 시도했던 여진의 행복한 모습이 어디인지 못마땅하다. 민경은 여진에게 함께 지내도 된다는 얘기를 듣고 안도하지만 그마저도 갑작스러운 은진의 방문으로 산산조각 난다. 여진을 피해 도망치던 민경은 차가운 웅덩이에 빠진다. 컨테이너에서 앓고 있는 민경은 진규의 도움으로 그의 집에서 살게 된다. 진규의 아들 성훈은 민경이 엄마이길 바라며 다가오지만 민경은 밀어낸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성훈에게 애정을 느끼기 시작하고 그렇게 그들과의 작은 행복을 꿈꿀 무렵, 진규의 교통사고 소식이 전해진다. 그리고 민경은 성훈을 버리고 또다시 거리로 나간다.
(2017년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

예고편


감독/출연

김중현
김중현
감독
조민경
조민경
이주원
이주원
김성령
김성령
박시완
박시완
박영빈
박영빈

리뷰

66.67%의 좋아요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33% 67%
2.5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년 한 해 대한민국 다양성영화계는 '여풍'이었다. <소공녀> <수성못> <영주> <죄 많은 소녀> 등이 비평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관객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여성 캐릭터가 중심이 된 다양성 영화들은 조금 더 개인적이고 섬세한 감정의 표현을 선보이며 특별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 영화 <이월> 역시 마찬가지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와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며 화제를 모은 이 영화는 지독한 가난과 불행을 안고 살아가는 민경(조민경)을 통해 겨울과 같은 차가운 삶을 조명한다.

영화는 두 개의 도입부를 통해 민경이라는 인물에 대한 인상을 관객들에게 전한다. 첫 번째는 함께 동거하는 친구 여진(김성령)의 자살시도를 바라보는 장면이다. 집에 돌아온 민경은 손목을 긋고 바닥에 기절해 있는 여진을 발견한다. 그 모습에 민경은 당황하지 않는다. 여진의 자살시도는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충격으로 굳어버린 것도 아니다. 민경은 생각을 한다. 여진의 자살시도가 자신에게 이로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을.

두 번째는 민경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만두집 주인이 없어진 돈의 범인으로 그녀를 지목하는 장면이다. 민경은 신경질적인 주인의 반응에 같이 성질을 내며 응수한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동료 알바생은 민경이 범인이 아니라 생각하지만 그녀는 태연하게 자신이 훔쳤다고 말한다. 민경은 도둑질을 하고 거짓말을 하며 주변 사람들을 냉정히 배신한다. 민경에게는 이런 행동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꿈과 현실이다. 그녀는 가난 때문에 합의금을 내지 못해 아버지가 교도소에 수감 중이며 집은 방세가 밀려 쫓겨날 처지이다.

민경은 현실에 좌절하기 보단 꿈을 바라본다. 사회복지사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공부를 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녀가 꿈만을 보고 달려가게 허락하지 않는다. 집에서 쫓겨나게 생긴 민경은 여진이 다시 깨어났고 시골에서 요양한다는 친구의 말에 여진을 찾아간다. 여진의 집에 머무르는 민경은 두 가지 점에서 여진과의 생활에 불만을 느낀다. 여진은 민경에게 꿈이 아닌 현실을 자각시킨다. 민경의 아버지에 대해 물어보고 가난한 생활을 상기시킨다.

전원생활과 남자친구에게서 행복을 느끼는 여진의 모습은 질투를 유발한다. 여진은 민경과 대비되는 인물이다. 민경이 가난하지만 살기 위해 노력하는 반면 여진은 부유하지만 내면의 우울함 때문에 자살을 기도한다. 두 사람은 불행이라는 공통점으로 묶여 있었다. 하지만 여진이 이 불행의 감정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이자 민경의 내면은 분노를 느낀다. 누군가에게 현실은 지루한 일상이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재난과 같은 버거움이다. 영화는 민경의 삶이 후자에 해당됨을 두 가지 장면을 통해 보여준다.

여진이 풀을 만지며 "봄이 되면 얘네들도 피어올라 모습을 갖추고 이름을 찾겠다"고 하자 민경은 "그렇겠지만 자라지 못하면 이름은 없을 것"이라고 응수한다. 이 작품의 제목인 '이월'은 2월을 뜻한다. 김중현 감독은 2월은 애매해서 잔인한 계절이라 말한다. 조금만 버티면 따뜻해질 것 같지만 사실은 꽤 춥기 때문이다. 민경의 현재 계절은 2월이다. 공무원 시험 합격이라는 봄을 기다리지만 빈곤이라는 현실의 벽은 견디기 힘들 만큼 춥다. 견디고 견뎌 3월이 된다면 꽃을 피울 수 있겠지만 그 계절까지 버틸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의문이 든다.

두 번째 장면은 물 웅덩이 장면이다. 여진은 6.25 전쟁 당시 자신의 이모 할머니가 이 조그마한 물웅덩이에 빠져 죽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민경은 정말 이 작고 얕은 물웅덩이에 빠지고 숨을 헐떡인다. 보잘 것 없는 물웅덩이에 빠져 죽음의 문턱을 경험할 만큼 민경의 존재는 초라하다. 빈곤과 거짓 그리고 배신으로 얼룩진 그녀의 삶은 염증을 불러일으키며 동정을 사기도, 위안을 얻기도 힘들어 보인다. 그럼에도 영화는 이 민경이라는 인물을 관객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한 노력을 반복한다.



민경이 불편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녀가 지닌 상처 때문이다. 민경은 현실의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남에게 상처를 준다. 민경이 안고 있는 상처는 집과 빈곤, 그리고 가족이다. 민경은 집이 없고 돈이 없으며 가족이 없다. 민경은 혼자 상처를 안고 끙끙거리며 살아가는 인물이 아니다. 그 상처를 바라보는 혹은 공격하는 이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을 일삼고 감정적인 배신을 반복한다. 꿈을 위해, 결핍을 채워가기 위해 시린 2월을 견디는 그녀의 모습은 우울하고 차갑게 다가오지만 공감할 여지를 준다.

<이월>은 상처와 결핍을 안고 고통스러워하기 보다는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거짓과 배신을 일삼는 한 여성을 통해 삶의 무게감을 이야기한다. 누군가는 민경의 모습에 혐오와 염증을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민경을 위한 아주 구차한 변명이라도, 이런 상처를 지닌 이들을 위해 해주고 싶다는 이 영화의 따스한 시선은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봄날을 꿈꾸는 이들에게 위안이 되어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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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은 절박한 한국 청년의 심리를 장발장의 초반부 이야기만 따로 떼서 묘하게 엮은 느낌이다. 벼랑 끝에 몰린 주인공이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동시에, 자신의 생존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기도 하면서, 심할 때에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괴롭히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로, 인간으로서의 긍지가 밑바닥까지 떨어진 사람에 대한 탐색을 하는 캐릭터 드라마다.
이 영화는 주인공의 심리를 다양한 상황들과 에피소드들을 통해 다각도로 보고자 한다. 영화는 처음에 주인공 민경이 살아가는 현실을 우선 보여준다. 돈이 부족해 제대로 된 집도 없고, 추위에 벌벌 떨며 컨테이너에서 자기도 하고, 공무원 강의를 도강하고, 도둑질도 하는 그녀는 마치 도시 속의 도둑 고양이 같은 삶을 산다. 이렇게 주인공의 상황을 소개한 뒤, 영화는 두 개의 에피소드들로 민경의 마음 속을 조금 더 깊이 파고 든다. 우선은 자살 시도 전적이 있는 절친 여진의 집에 며칠간 지내는 이야기다. 여진은 현재 나름대로 만족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따듯하게 민경을 맞아주지만, 민경은 과거의 아픔을 극복하고 힘차게 사는 친구의 모습을 못마땅해하는 듯하다. 여기서 여진은 마을의 한 일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일화가 민경의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하는 부분이라고 감독은 말하는 듯한다. 민경이 이 일화의 이야기를 재현하게 되는 씬도 있고, 나중에는 본인이 다시 이 일화를 다른 인물에게 전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의지할 곳 없이 버림받고 차갑게 외면당하는 민경의 이야기랑 비슷한 이 일화는 민경이 보는 본인인 셈이다. 그리고 이 일화를 그녀에게 말해준 여진도 한 때는 그와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것이다. 그녀가 왜 자살을 시도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으나, 아마 남을 등쳐먹더라도 하루하루의 생존을 우선시한 민경과 달리, 여진은 삶을 포기하려던 것이 아닐까. 하지만 여진은 구원을 받아 행복을 되찾게 됐다. 이는 여진과 민경 사이에 결정적인 차이 중 하나인 가족의 유무 때문일 것이다. 민경은 본인도 모자라 가족의 몫까지 부담해야하지만, 여진은 곤경에 처하자 가족이 돌봐주며 다시 일어서게 된다. 아마 이 차이를 민경은 인정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둘째 에피소드는 돈 받고 관계를 맺은 진규의 집에 들어가 살게 되며 시작한다. 진규는 동정심과 정이 섞인 마음에 민경과 같이 살자는 제안을 하고, 민경은 결국 수락한다. 진규는 밖에서 일하는동안, 진규의 아들과 민경은 함께 생활을 하며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거의 가족이 된다. 이렇게 민경도 구원을 받는 듯한다. 하지만 결국 아버지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인지, 민경은 이 구원마저도 내팽겨친다. 인간 관계는언제나 민경에게 상처로 되돌아왔거나, 본인이 상대방을 이용하는 식으로 끝났다. 이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거나, 본인이 상처를 줄 자신도 없는 민경이 결국 어떤 결정을 내리는가가 둘째 에피소드가 관전 포인트일 것이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주인공을 응원한다. 물론 그녀가 행하는 악한 짓들이나 극단적인 이기주의를 옹호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를 마녀로 매도하진 않는다. 영화는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깊은 웅덩이에 발버둥치는 민경을 동정하며, 언젠가는 옳은 길로 구원되길 응원하는 듯하다.
조민경 배우의 원톱 주연 연기는 아주 훌륭했다. 사소한 몸짓과 눈빛에서 마치 야생 동물처럼 매순간에서 자신에게 가장 이로운 상황을 엿보는 듯한 주인공의 성격이 아주 잘 보여졌다. 아역인 박시완 배우의 연기가 조금 어색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조연들의 모두 연기도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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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모래알갱이나 바위나 물에 가라앉긴 마찬가지이다.

#이월 #Febrauary #무비락_모래내극장_제작사 #무브먼트_배급 #김중현_연출 #조민경 #성령 #박시완 #이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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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알이나 바위나 물에 가라앉기는 마찬가지다.’ <올드보이>에서 처음 들었던 말이고 지금까지도 나의 가치관의 한 기둥을 맡고 있는 말이다.
<이월>은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연기는 처음이라는 조민경 배우의 연기는 놀라웠고 봄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춥기만한 ‘2월’이라는 제목처럼 차가운 연출을 보여준 김중현 감독의 연출도 나쁘지 않았다.
‘동이 트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라는 말처럼 희망이 보이는 순간의 직전이 가장 힘든 순간일 수는 있을지도 모른다. 그 희망고문같은 순간일지라도 모든 이들이 주인공 ‘민경’처럼 주변 사람들을 덤불을 베듯 해치고 나가진 않는다. 도덕적인 관점으로도 ‘민경’에게는 수직적인 동정은 할 수 있으나 수평적인 연민으로 다가갈 수는 없다. ‘민경’을 중심으로 두는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는 김중현 감독의 연출법이나 각본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내 절망의 무게와 타인의 무게를 저울질하는 ‘민경’은 나같은 냉혈한이 보기에도 3인칭으로보나 1인칭으로 보나 불편한 인물이다.(아마도 현존하는 인물상이라서 더 이입하거나 관조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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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떤 못된 사람이 주인공일 때는 어떤 공감을 일으키는 게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사회약자임과 동시에 전반적인 사회상을 고려한 피해자적인 시선으로 그려질 때는 더욱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이월>에서는 그런 점을 실패했다.

일단 그녀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에 대해서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나마 꼽자면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하지만 정당한 지불에 의해서 하고 있지 않다. 또한 초반부에 그녀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에서 의심을 받았던 것이 부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쁜 짓을 일삼는데 타인과의 관계(자살시도를 했던 옛 대학친구)에서도 그렇다. 그 와중에 그만 둔 알바 이후에 그녀가 하는 노력이나 생산적인 일은 하나도 없다. 단순히 사회구조를 비난하기엔 무리가 있는 이야기들로 시작하고 캐릭터 자체에 대한 설정도 터무니없이 부정적이기만 하다.

그러다가 중반부에서 그나마 이야기의 분위기가 사는데 그마저도 주객전도의 느낌이 강하다. 시작전에 매춘과 비슷한 행위를 주고받는 한 남자가 등장했는데 옛 친구와의 에피소드가 끝나고 그 남자의 집에서 살게 되면서 그의 어린 아들 성훈과의 관계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에서 오히려 성훈이라는 아이가 남기는 대사들이나 연기에 공감과 이해가 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민경은 도망친다. 어쩌면 감독은 그녀가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끼는 것도 아닌데 단지 그저 조금은 자신의 상황이 편안해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에 의해 그렇게 계속 도망치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면 조금은 이해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마음을 잡으려던 민경에게 감독은 또 비극을 넣는다. 사회구조를 넘어선 그냥 그건 그 인간이 쓰레기라서 벌어진 일인데 싶은 일을 뉴스로 보도하는데 그걸 또 민경은 보지 못한다. 그렇게 또 다시 민경은 일어설 곳이 없어진다.

감독에게 묻고싶다. 정말 이것이 진정한 한국사회에 고통받는 청춘들 혹은 사람들의 이야기인가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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