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You Are the Apple of My Eye

8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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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정보

영원히 내 눈 속의 사과 같은 너..
그 때 너도 날 좋아했을까?
이제 막 17살이 된 나, 커징텅(가진동)은 시도 때도 없이 서 있는 ‘발기’ 쉬보춘과
어떤 이야기건 꼭 등장하는 ‘뚱보’ 아허,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잘 생겼다고 생각하는 ‘머저리’ 라오차오,
재미 없는 유머로 여자들을 꼬시려는 ‘사타구니’ 랴오잉홍이라는 친구들이 있다.
고등학교에서도 같은 반이 된 친구들과의 유일한 공통점은 최고의 모범생 션자이(진연희)를 좋아한다는 것!
어느 날, 커징텅은 여느 때처럼 교실에서 사고를 친 덕분에 션자이에게 특별 감시를 받게 되고
이를 계기로 모범생과 문제아 사이 백 만년만큼의 거리가 점점 좁혀지는 듯 했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잘해보려는 일도 자꾸만 어긋나고,
커징텅과는 달리 친구들은 션자이의 사랑을 얻기 위해 아낌없이 표현하고 경쟁한다.
게다가 애써 한 고백에 션자이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리고 15년 후 다시 만난 션자이는…

32살의 내가 17살 나에게 보내는 고백, 그 시절 너는 반짝반짝 빛이 났었다!

감독/출연

구파도
구파도
감독
가진동
가진동
커징텅
천옌시
천옌시
션자이
오견
오견
차오 궈셩
학소문
학소문
‘뚱보’ 아허
채창헌
채창헌
‘사타구니’ 랴오잉홍
언승우
언승우
쉬 보춘
만만
만만
후지웨이

리뷰

81.73%의 좋아요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18% 82%
3
초록빛이 나는 풋사과 같은 영화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말 그대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 관한 이야기다. 아마 다들 자신의 학창시절에서도 기억나는 여학생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왜 예쁘장하고 공부도 잘하면서 뭇 남학생들의 시선까지 한 몸에 받는, 그런 새침한 여학생이 꼭 한 반에 한 명쯤은 있지 않았는가. 대만 감독 구파도가 연출하고 배우 가진동과 진연희가 주연을 맡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그런 학창 시절의 풋풋했던 기억을 새삼 환기시켜주는 청춘 멜로 영화다.

영화는 한 명의 여주인공 션자이(진연희)와 그녀를 흠모하는 다섯 명의 고등학교 같은 반 친구들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남자 주인공 커징텅(가진동)과, 시도 때도 없이 서 있어 ‘발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쉬보춘(언승우), 뚱보 아허(학소문), 시덥잖은 유머를 구사하는 랴오잉홍(채창헌), 마지막으로 매번 투닥거리지만 늘 붙어 다니는 잘생긴 친구 라오차오(오견)가 그들이다.

공부 보다 공부 외적인 것에 관심이 많고, 책상머리에 붙어 있기 보다는 밖으로 튀어나가 여기 저기 쏘다니고 싶어 하는 이 문제아들은, 서로 저마다의 방식을 가지고 션자이에게 마음을 표현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커징텅만큼은 예외, 그는 그저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대쉬하는 친구들을 바라만 본다.

애초 션자이에 대한 그의 마음은 연정 보다는 얄미움에 가까웠다. 성실하고 모범생인데다가 불량 학생인 자신에게 늘 쌀쌀맞아 수 년 째 같은 반을 하고도 말 몇 마디 제대로 섞어보질 못했으니, 커징텅으로서는 그럴 만도 하다. 같은 나이 임에도 항상 어른 행세를 하는, 너무나도 야물딱진 그녀가 못 마땅한 거다. 그러나 우연한 계기로 커징텅과 션자이는 학교생활의 대부분을 붙어있게 되고, 의도치 않은 단짝 생활 때문에 둘 사이엔 이런 저런 자잘한 에피소드들이 쌓여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커징텅은 그녀에 대한 자신의 그 고까운 마음이 사실은 연정이었다는 사실을 점차 깨닫게 된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전체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단어는 ‘유치함’이다. 흔히 여성의 정신 연령은 남성의 그것보다 평균적으로 3~4살 많다고들 한다. 한 해 한 해가 휙휙 변하는 학창 시절에 일 년도 아닌 3~4년의 차이란 실로 엄청나다. 그렇다. 그 때의 남자들은 너무 어렸고 유치했으며, 여자들은 지나치게 성숙했다. 그렇기에 남자는 여자를 이해 못하고 여자는 그런 남자가 한심스럽다.

션자이와 커징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커징텅은 션자이에게 잘 보이기 위해 격투 대회를 개최한다. 그러나 션자이는 그런 커징텅을 이해하지 못한다. 다칠 수도 있는데, 왜 위험한 싸움을 일부러 하냐는 거다. 커징텅은 그녀의 걱정을 자신에 대한 몰인정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는 자존심이 상하여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한다. 그렇게, 이미 서로에 대한 감정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어지지 못한다. 같은 마음임에도, 남녀가 서로 표현하는 방법과 언어가 달랐기 때문이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존재한다. 지금 보면 어이없는 미숙함과 아무것도 아닌 일들에 울고 웃는 스크린 안의 인물들을 보며 관객들은 잠시나마 그들의 현재에 자신들의 과거를 투영한다. 남자 관객들은 커징텅이, 여자 관객들은 션자이가 되어 각자 자신들의 션자이와 커징텅을 현재로 소환하는 것이다. ‘맞아 그땐 저랬었는데’ 와 ‘아, 그때 왜 그랬을까’ 가 반복되면 될수록 영화가 가지는 힘은 점점 강해진다. 여기에 ‘아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까지 끼어든다면, 게임은 이미 끝난다. 작년과 올해 초에 개봉한 <써니>나 <건축학개론>이 바로 그런 영화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역시 우리나라가 아닌 대만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나열한 이런 저런 리액션들을 꽤나 적절히 유도하는데 성공한 듯 보인다. 아마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비교적 같은 문화권에 속해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된다. (혹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나이 때 애들은 다 똑같았을 수도 있고...)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초록빛이 나는 풋사과 같은 영화다. 상황들은 지나치게 과장되어 표현되고 있으며 중국(대만)영화 특유의 오버스러움이라든지 유치한 대사나 전개들도 많지만 인물들의 상큼한 매력과 달콤한 향수들이 영화 곳곳에 잘 녹아 있기에 앞에서 말한 떫은 맛을 잊게 만들어 주기엔 충분해 보인다.

P.S. 가진동 나이 91년생에 한 번 놀라고, 진연희 나이 83년생에 두 번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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