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보이

Tomboy

98.21%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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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정보

새로 이사 온 아이, ‘미카엘’.
파란색을 좋아하고, 끝내주는 축구 실력과 유난히 잘 어울리는 짧은 머리로 친구들을 사로잡는 그의 진짜 이름은 ‘로레’!
눈물겹게 아름답고, 눈부시게 다정했던 10살 여름의 비밀 이야기가 시작된다!

예고편


감독/출연

셀린 시아마
셀린 시아마
감독
조 허란
조 허란
로레 / 마이클
말론 레바나
말론 레바나
진 디슨
진 디슨
리사
소피 카타니
소피 카타니
마더
마티유 데미
마티유 데미
아버지
요한 베로
요한 베로
빈스
노아 베로
노아 베로
노아

리뷰

98.21%의 좋아요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2% 98%
2.5
그렇게 소녀는 자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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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나는 무엇으로 정의되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정의하는가.’라는 다소 철학적인 물음에 모든 이들이 살가운 접근으로 발을 담그진 않는다. 그보다는 좀 더 와닿는, ‘나의 존재’에 대한 고민과 고뇌를 각자의 생각의 바다에 띄워 끊임없이 항해한다. 나는 무엇으로 정의하는가. 이름이 아마 그 답을 구성하는 데 선두로 나설 테고, 성별, 외모, 성격, 가치관 등도 저마다의 향을 풍기며 칸을 비집고 자리한다. 그런 우리가 실재하는, 흐르는 세월 속 모든 것들이 변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가변의 시간 안에 우리는 불변의 틀을 시대마다 구성해왔다. 이른바 포괄적인 사회적 합의는 몇몇 통념으로 짬을 먹게 되었으며, 우리가 선택할 수 없었던, 없는, 없을 것들에도 ‘모범적인’ 커리큘럼이 짜여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오차 없이 그에 따라야 모두가 ‘편안한’ 현실이다. 그리고 그 현실은, 따르지 않는 이들에게 반사회적 라벨을 선사하는 꽤나 극단적인 성향을 지녔다. 잔과 아기에게는 “더 자”라고 하는 반면 로레에겐 “얼른 일어나”라 하는 엄마처럼, ‘규격’에 어긋나는 이는 보통이라는 다수에게 둘러싸여 달갑지 않은 시선에 내몰린다. 그럼에도, 서글프게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다른 답이 있냐는 물음에 대답하지 못했고, 규격에 맞춰지는 그 귀결로 오히려 ‘다행’이란 활자가 머릿속에서 생각 이상으로 굵게 새겨지는 느낌을 부정할 수 없음에 씁쓸했다. 리사가 건넸던 “너는 좀 다른 것 같아서.”, 건반 위 손가락에 업혔던 “이렇게 해야지.”, 스무고개 첫머리에 걸렸던 “여자야?” 이 세 대사 또한 환기되며 감정의 꼬리를 이어 잡았다. 아울러 ‘그 옷’에서 벗어나는 행위로도, 온전히 벗어날 순 없다. 나를 정의하려는 나는 오늘도, 틀 안에서 정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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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누구로도 규정지어지지 않는 그저 나로 살아가길...

영화의 색감은 무척 밝다.

화사한 프랑스의 여름.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 웃음소리로 가득 찬 동네.

그런데 그 화사한 배경 속에 미카엘은 홀로 외로워 보인다.

부모님과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고 동생을 귀찮아하는 것도 아닌데...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거나 불화가 있을 일도 없는데 이상하게 우울해 보인다.



그 불안함과 우울함의 정체를 난 아마 알고 있었을 거다.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려 했기에 불편하고 불안하고 아슬아슬하게 느꼈을지도...

이렇게 느끼는 것 자체가 고정되고 획일화된 틀 속에 살아가는 나 자신의 사고방식을 바꿀 의지가 없다는 걸 드러내는 걸지도 모르겠다.

스스로를 미카엘이라고 소개하는 아이. 본래의 이름인 로레를 마지막에 가서야 내뱉는 아이.

보이는 모습만으로 남자라 단정 짓고, 정체성의 구분을 떠나서 그저 남자아이들의 놀이에 더 흥미를 가지고 있는듯한 그 아이를 소녀여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그 행동과 생각들을 위태롭게 본 게 아닐까?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이니만큼 뭐라 단정 지어서 적기도 조심스럽고 애매하다.

다만 나라면 로레의 엄마 같았을까, 미카엘의 동생 같았을까?라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하겠다.

그냥 어렵고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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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연출한 셀린 시아마 감독의 2011년 제작 작품이 뒤늦게 개봉했습니다. 아마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관심이 높아지자 개봉한 것 같은데요. 이번 영화도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과 비슷한 듯 다른 주제를 가지고, 또다른 감독만의 섬세한 시선으로 이야기하는 영화였습니다. 조 허나, 말론 레바나 등 <톰보이>가 데뷔작인 배우들이 출연했습니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서 두 여인의 뜨거운 감정을 담은 셀린 시아마 감독의 시선은 특별했습니다. 때론 파도 치는 해변을 배경 삼아, 때론 초상을 그리는 두 사람의 관계를 이야깃거리 삼아 두 사람의 관계가 이어지고 확장되어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냈죠. <톰보이>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보다 덜 강렬하고, 보다 보기 편한 축에 속합니다. 아이들과 소년의 관계,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정확하게 나타나고 발전도 행동 하나하나로 설명됩니다. 이해하려 머리를 굴려야 하는 영화들과 달리 정확하고 그 어떤 사랑을 다루는 영화들보다 따스한 시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이 자연스러운 것도 이야기가 잘 전개되게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합니다. 조 허나와 부모님이 이야기하는 장면은 물론, 아이들과 함께 축구를 하거나 물을 뿌리는 장면에서도 촬영을 의식하는 사람 없이 진짜 놀듯이 연기해서 더 실감이 나는 거죠. 거기에 여름이라는 계절의 특성을 더한 햇빛과 초록 풀들이 가득한 배경이 어우러지면, 엽서에나 나올 듯한 아름다운 장면이 펼쳐집니다. 보통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같은 동화 같은 작품이나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에 영상미 칭찬을 하지만 <톰보이>도 그에 못지않게 싱그러운 풍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결론은 '너로 살아가라'입니다. 어느 곳에도 어느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고 진정한 너를 찾아 너 자신으로 살아가라는 것. 시간이 지나고 몸과 정신이 자라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결정할 수 있을 때, 그때의 '자신'으로 살아가라는 거죠. 이 이야기는 로레뿐만 아니라 다른 개인의 문제이자 사회가 생각해야 할 논제인데, 셀린 시아마 감독은 이 주제를 어리고 순수한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최대한 주제 그대로를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이해하기도 전작보다 쉽고, 아이의 시선으로 본 영화에 대해 생각할 거리도 전작보다 많습니다.

한 소년의 어느 여름을 담백하게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극적인 장면도 자극적인 장면도 하나도 없고, 그저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보고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관찰하는 영화에요. 그리 길지는 않은 러닝타임이고 부담 가지 않는 소재라서 가볍게 보기에도 좋고요. 아이의 어릴 때의 자신만의 고뇌를 겪는 로레(미카엘)을 지켜보는 카메라의 시선도 생각하면서 관람하시면 영화의 감정을 오롯이 느끼시면서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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