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Itaewon

80%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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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정보

미군 달러가 지배하던 공간 ‘이태원’부터, 서울에서 가장 힙한 동네‘이태원’까지.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태원에서 살아온 세 여성 삼숙 Samsook, 나키 Naki, 영화 Younghwa 의 이야기.

감독/출연

강유가람
강유가람
감독
삼숙
삼숙
나키
나키
영화
영화

리뷰

80.00%의 좋아요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20% 80%
3.5
사라져 가는 것들 사이에, 생생히 살아있는 날들.

<이태원>은 여성 캐릭터의 매력이 상당하다. 삼숙-나키-영화의 만남이 영화 내에선 이루어지진 않아서 아쉽긴 하지만, 인물 각자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듯해서 그것대로 흥미롭다.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그들의 인터뷰를 듣고 있노라면, 내가 가진 편견과 사회적 인식에 대해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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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대에 '이태원'이 가지는 공간의 이미지는 소위 '힙한 곳'이어서, 대개 축제의 장소 혹은 밤의 문화, 술과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쓰인다. 영화는 그런 장소의 쓰임을 바라보면서, 삼숙-나키-영화를 통해 과거의 이태원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과거 영상으로 그 장소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직접 자신의 인생을 일구어 나간 '사람'을 통해 공간을 느끼게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재개발이라는 허울 좋은 그 단어가 이들에게 어떤 의미일지 짐작이 가능하다. 물론 돈도 돈이겠지만 결국 삶의 일부가 지워지고, 허물어지는 거나 다름없는 것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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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자신의 하루하루를 살아나간다. 1970년대부터 이태원의 구석구석을 몸소 보고 느끼며 살아온 그들은 2000년대의 이태원 역시 받아들이며, 인생의 부분을 채워나가는 것이다. 삼숙은 40년째 자신이 일궈온 '그랜드 올 아프리' 클럽의 불을 켜고, 나키는 날마다 좋은 마음으로 기도를 하며 주방일을 해내고, 영화는 조카의 생을 돌본다. 이런 맥락에서 영화의 시작과 끝이 삼숙의 인터뷰-그랜드 올 아프리 간판의 꺼짐인 것이 상당히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엔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이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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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부의 축적을 위해 삶의 터전을 '개발'한다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생생한 삶을 그려나가고 있다. 우리는 같은 시간을 살지만, 다른 기록을 남긴다는 것이 새삼스레 참 씁쓸하게 다가온다. 부디 개발보단 보존되어, 누군가의 삶이 켜켜이 쌓여가기를. 사라져 가는 그 많은 것들 사이에서, 생생하게 살아있던 그 날처럼 공간의 미래 역시 굳건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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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이태원'은 수십년 간 이태원에서 삶을 꾸린 세 여성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미군의 놀이터였던 동네에서 이제는 세계 맛집들과 이색적인 공간들로 유명한 관광지가 돼가는 이태원의 진화를 직접 보고 느낀 이들의 이야기에서는 변화 속에서도 바뀌지 않고, 변화하면서 잃어가는 것들에 대한 슬픔을 느낄 수 없다.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여성들은 장년층이며, 술집, 바와 클럽에서 오랜 기간 일한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미군들의 달러에 의존하는 이들은 사회에서 언제나 매춘부와 더러운 여자들이라는 이미지를 쓴 채 살아야 했다. 아니, 아직도 그 그림자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술집과 화류계로 들어갈 수 밖에 없던 이유들, 그리고 이들이 원하던 삶과 살고 있는 삶을 보면서, 그런 주홍글씨를 새기는 사회에 대한 의문을 표할 수 밖에 없다.

더욱 웃기고 아이러니한 것은 이태원이라는 공간이 현재 가진 이미지다. 미군들이 술 마시고 여자들 끼고 노는 동네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세계 문화들과 맛집들이 모여 서울 내에서도 독특한 매력을 가진 명소가 된 이곳은 이제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동네가 됐다. 하지만 재조명되고 부흥을 겪은 것은 이태원이지, 이 곳을 지켜온 여성들이 아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미군이라는 존재는 오히려 이 여성들의 진정한 친구들이자 동반자가 돼주고, 한국 사회는 돈 냄새를 맡고 나서야 이들의 터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 영화를 보러 가는 길에 뉴스에서 이태원에 있는 홍석천의 식당이 폐업했다는 소식을 봤다. 성공적인 식당 경영자이며 이태원의 홍보 대사와도 같은 그마저도 젠트리피케이션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용산 기지가 이전되기 직전인 이 영화의 촬영 시점에서도 이 변화의 바람이 전혀 달게 느껴지지 않는다. 떠오르는 공간에서 이익을 보는 것은 건물주들 뿐이고, 그곳을 키운 사람들은 버려지며, 유일한 친구들이자 소중한 고객들이었던 미군들마저 떠나는 마당에, 이 다큐멘터리의 세 여성들의 삶은 더욱 비극적으로 느껴질 뿐이다. 어두운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었던 이들은 결국 남성중심적이고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에 의해 이들을 재판한 사회의 희생양들이 됐고, 아직까지도 이들의 형벌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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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30년간 급격하게 변화해 온 이태원에 쭈욱 살아온 여성들, 삼숙, 나키, 영화의 이야기이자 이들의 일상과 대화, 인터뷰를 기록한 다큐멘터리이다. 미군이 지배하던 1970년대 용산과 이태원, 영화에 등장하는 이 세 명은 미군들이 많이 찾아온 유흥 산업에서 종사했던 여성들이다. 2014년부터 찍기 시작한 영화 이태원. 세 분과 자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작업실을 이태원으로 옮길 정도로 감독은 3년동안 사계절을 지내며 이야기를 계속 나누고 기록했다.

<삼숙>
GRAND OLE OPRY (그랜드 올 오프리)라는 클럽을 40년째 운영중인 이태원의 대장부 같은 터줏대감.

<나키>
웨이트리스로 일했었다. 삼숙과 영화를 소개 시켜주었고 정도 많은 이.

<영화>
" 하고싶은 거 다 해봐서 후회는 없어." 클럽 미군과 결혼 했고 미국으로 간지 1년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10대 후반부터 이태원에서 지내던 마당발.

어렸을 때 나의 이태원에 대한 이미지는 외국인들이 많이 있는 무서운 동네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은 좋아하는 장소 중에 한 곳이 되었다. 이국적인 풍경들은 물론이고 외국 물건·음식들을 접할 수 있는 잡화점과 음식점들, 젠틀리피케이션으로 지금은 유령 도시처럼 사람들이 많이 없지만 몇 년전 바람처럼 유행했던 경리단길, 10월 말에는 가지각색의 할로윈 코스튬을 준비해서 모이는 장소 등, 매력적인 동네인 것만은 확실하다.

영화 이태원이 개봉한다고 했을 때,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했다. 좋아하는 장소이기도 하고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생활해오고 있는 세 여인들의 이야기는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우선 영화 속 세 여인들의 이미지는 너무나 강렬했다. "쎈 언니들" 이었다. 뿜어져나오는 카리스마들은 숨길 수가 없더라. 삼숙님은 걸걸한 목소리, 나키님은 개성이 드러나는 패션과 헤어스타일, 영화님은 눈빛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있더라.

후반부에 가서는 확실히 인터뷰어와 가까워지고 친해진 느낌이 들었다. 자연스러운 모습이나 좀처럼 꺼내기 힘든 이야기들을 하나,둘씩 꺼내는 모습은 3년간의 시간의 변화를 조금이나마 보여주는 것 같았다. 감독님과의 GV에서 공감되었던 말은 이태원에 대한 평소 때 했던 생각과 영화를 보기 전에 내가 예상했던 스토리가 편견이 깊게 깔려있었구나란 것이었다. 특별한 이야기들과 일상 이야기가 잘 어우려져 보이기 위해 편집에 많이 고민을 하셨을 듯 싶다.

+GV

Q. 이태원과 여성들의 삶을 연관지어 생각하게 된 계기는?

A. 이태원의 이미지는 무서웠다. 미군 범죄가 가장 크게 생각났고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큰 옷, 경리단길, 수제맥주였다. 용산 참사, 기지 문제, 재개발 문제에 연관지어 그동안 이태원은 여성의 삶을 착취했던걸까? 란 생각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2014년부터 여성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는데, 그곳에서 지인을 통해 나키와 영화를 소개 받았다. 흥망성쇄와 여성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었다. 워낙 빨리 변화하는 이태원이기에, 발전이 더 진행되기 전에 이 이야기를 남기고 싶었다.

Q. 각 인물에 첫 인상은 어떠했나?
상숙: 찾아가서 뵈었을 때, 40분간 인생이야기를 들려주셨다. 평소에도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언제든지 전할 수 있는 <준비되어 있는 인물> 같았다. <유언비디오>도 그러했고.
나키: 처음에 이야기를 꺼냈을 때, 자신을 찍지 말고 대장부같은 사람이 있다고. 상숙님을 소개해주셨다.
영화: 툭툭 던지는 말투와 무뚝뚝하고 쿨한 이미지였다.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친해지고 나서야 동생이야기를 해주셨다.

각 인물에 대해 더 알고싶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이태원으로 사무실을 옮기기도 했다.

Q. 영화 속에서 나키님의 발이 많이 나오는데? 의도한 것인가?

A.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완성된 영화를 보니 발을 많이 찍긴 찍었더라. 개인적으로 발을 좋아한다. (우리는 매일매일에서도 발이 많이 나온다) 고단함을 딛고 살아가는 느낌을 잘 보여주는 것이 발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장면 중에 나키가 부추를 넣은 대야에 발을 담그고 있는 장면이 있다. 나키의 성정이 잘 나타나는 모습 같았다. 계속 절을 올리고, 허리 치료를 위해 센터에 방문하고 계속 자신을 돌보는 모습을 전달하고 싶었다.

Q. 지금 이태원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A. 영화에서도 보여지지만, 운동회에서 다문화 가정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재개발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건물이 오래되어 허물어지기 직전이건만 재보수는 해주지 않으니 그대로 방치되어 슬럼가처럼 변했었다. 그 후에, 이슬람 사원도 근처에 있고 집세가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하다보니 이주민들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Q. 각 인물이 한 컷에 담기는 장면이 보이지 않는다.

A. 세 인물이 만나는 장면도 생각해 본 적이 있었지만 3년이라는 기간동안 우연히 만나는 장면은 없었다. 세명이서 만나는 장면은 상황도 상황이었고 기회가 닿지 않았다. 인터뷰 중, 간간히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포스터 찍을 때, 세 분이 모인 적은 있다.

Q. 특수성과 일반성 사이에서 고민한 흔적이 많이보인다?

A. 영화를 시작하기 전, 처음방향은 기지촌의 서사, 미군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예상했었지만 그것을 벗어나는 이야기가 더 많았다. 같이 있으면서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나눈 것 같다. 그래서 이것을 잘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자신조차도 편견 속에서 멀리 생각했다. 이태원에 대한 고정적인 이미지로 내가 만든 편견이었구나란 생각이 계속 들었다. 등장인물들은 기지촌 여성들이기 이전에 기본적으로 이태원을 터전으로 한 주민들 이었다. 동네에서 돌아다니는 장면들을 넣어 우리 주변 이야기 같은 배치에 힘썼다.


강유가람님 직접 뵐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GV도 좋았다.

이번에 독립영화제에서 강유가람님 작품이 ‘우리는 매일매일’이 심사위원상, 독불장군상 2가지 상을 받으셨다고 하는데 그 작품도 찾아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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