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롤: 월드 투어
3.0

즐겁긴 하지만 다소 안일한 팝처럼

팝 트롤의 여왕이 된 파피(안나 켄드릭)는 절친 브랜치(저스틴 팀버레이크) 등과 함께 즐거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던 중 록 트롤의 여왕 바브(레이첼 블룸)로부터 의문의 편지를 받게 된다. 파피의 아버지는 선조 트롤들의 이야기를 해주며, 한때 화합하며 지내던 트롤들이 어째서 갈라섰는지를 알려주게 된다. 최초의 트롤들은 6개의 스트링을 통해 다양한 음악들을 즐기며 보냈지만, 이들은 서로의 음악에 대해 다투며 팝, 록, 클래식, 테크노, 훵크, 컨트리의 여섯 부류로 나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파피는 이전처럼 트롤들이 화합할 수 있길 바라며 바브를 찾아 나서지만, 바브는 6개의 스트링을 모두 모아 모든 음악을 록으로 통합하려는 야망을 지니고 있었다. 4년 만에 돌아온 <트롤>의 후속작 <트롤: 월드 투어>는 세계관을 확장하며 더욱 풍성한 장르의 음악을 담아내려 한다. 6개의 장르로 구별되는 트롤들의 목소리에는 각기 조지 클린턴, 메리 J. 블라지, 앤더슨 팩, 켈리 클락슨, 오지 오스본,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등 여러 장르의 뮤지션들이 캐스팅되었다. 또한 제이미 도넌이 재즈 트롤로, 레드벨벳이 케이팝 트롤로, 제이 밸빈이 레게톤 트롤로, 샘 록웰이 컨트리 트롤의 일원으로 출연했다.


다양한 장르를 통해 세계관 확장을 꾀한 시도는 나름 성공적이다. 다프트펑크, 오지 오스본, MC해머, 스파이시 걸스, 조지 클린턴, LMFAO, 제이 밸빈 등의 히트곡이 영화에 등장하며, 한국의 관객에게는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레드벨벳의 ‘러시안 룰렛’이 반갑게 느껴질 것 같다. 물론 대중음악에 관심이 있는 관객들에겐 이러한 여섯 장르의 구분이 썩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영화 내에서 장르와 장르가 뒤섞인다거나, 이런저런 하위 장르를 간간히 등장시키고 있긴 하다. 가령, 팝 트롤인 가이 다이아몬드의 아들 타이니 다이아몬드는 힙합 트롤이다. 동시에 훵크 트롤의 왕자 프린스D 또한 힙합 트롤을 표방한다. 팝 트롤의 메들리에는 심심치 않게 랩-힙합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음악과 테크노-EDM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음악이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는 장르를 6개로 쪼개어 분류한다. 물론 세계관의 확장을 위해서는 필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또한 실제로 이러한 분류가 어느 정도 필요하기도, 사용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납득하지 못할 부분은 아니다.


게다가 이러한 장르의 구분은 결국 각 음악의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하자는 파피의 목적으로 향한다. <트롤: 월드 투어>는 음악의 장르 구분을 통해 분열된 것을 ‘음악’이라는 키워드 아래 하나로 묶으려 시도하는 팝 트롤의 이야기인 셈이며, 더 나아가 다른 것들의 집합인 세계 자체에도 해당되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려 한다. 각 마을이 소개될 때 각기 다른 장르의 트롤들은 각기 다른 감정을 각기 다른 음악을 통해 보여주지만, 각 마을의 트롤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형상은 항상 하트 모양이다. 다소 도식적이고 단순한 방법이지만, ‘행복’을 주제로 내세웠던 전작과 마찬가지로 정공법을 선택한 것이라 생각하면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조금 더 막 나갔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스톱모션, 클레이, 2D 등을 뒤섞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영화가 지향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목적은 달성한다.


다만 모든 음악이 팝 트롤 여왕 파피와 브랜치의 선창을 따라 하나의 음악으로 묶이는 클라이맥스가 아쉽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조금씩 섞다 보니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해야 할 음악이 밋밋해졌다. 켈리 클락슨이나 메리 J. 블라지, 레드벨벳 등의 목소리가 부족한 면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차일디쉬 갬비노와 여러 곡을 함께하고 <블랙팬서>의 음악을 맡으며 이름을 알린 루드비히 고란손과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함께 프로듀싱한 이번 영화의 클라이맥스 음악 "Just Sing"은 전작의 “Can’t Stop The Feeling!”에 비해 많은 아쉬움을 남길뿐더러, 극 중 모든 음악이 결국 팝으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안일한 선택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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