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4.0

[작은 아씨들]은 [작은 아씨들]을 완성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이는 주인공 조 마치가 남성 중심 문학계의 벽에 부딪히지만 네 자매와 함께한 소년기와 청년기의 추억과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여성을 하나의 주체로 표현하는 이야기고, 자매들의 상실, 베스의 죽음과 메그, 에이미의 결혼으로 인한 소년기의 끝을 돌아보며 그 슬픔과 행복, 변화와 성장이 잊히지 않게 노력한 이야기며, 네 자매를 비롯한 로렌스 일가와 다른 여러 주변인들이 남북전쟁 직후의 북부에서 살아가던 이야기다.

1부와 2부의 시간적 단절이 각각의 내러티브를 나눠놓은 원작 소설과 다르게 그레타 거윅은 2부 시점의 조 마치가 1부의 사건들을 회상하는 형태를 취하며 과거와 현재의 관계가 유기적으로 작동하게 만든다. 작가의 꿈을 키우며 다락방에서 밤새 소설을 쓰던 어린 조 마치의 모습이 바로 뉴욕 하숙집에서 가족을 먹여살려야 한다는 중압감으로 신문사가 원하는 자극적 소설을 집필하는 청년 조 마치의 모습으로 넘어가는 구성이 대표적인데, 이런 구성을 통해 마치 일가의 일대기는 가정적 사건의 시간적 나열이 아닌 성장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이야기가 된다.

그레타 거윅의 각색만 훌륭한 것이 아니라 연출 또한 각 순간에 캐릭터들의 상호작용이 갖는 의미와 캐릭터의 감정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방식을 택한다. 19세기의 시대상을 재현해낸 미술과 의상은 말할 것도 없고 장면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서로 다른 색감으로 나타내어지는 것도 아름답다.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음악이야 말할 것도 없고...

굳이 아쉬운 점을 말해야 한다면 바뀐 결말부 정도가 있을까? 원작자 루이자 메리 알콧이 소설의 주인공 조 마치와 다르게 평생 결혼하지 않은걸 이용한 트릭이 있는데 조와 로리의 관계, 조와 프리드리히의 관계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데 있어 조금 혼란이 생겼다.

정리하면, 작은 아씨들은 2019년 최고의 영화 중 하나이고, 고전의 훌륭한 각색과 빼어난 연출, 음악, 촬영, 의상, 미술로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아카데미가 기생충의 진가를 알아보는데는 성공했으되 그레타 거윅의 성취를 인정하지 못한 것은 많이 아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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